'셀' 시스템 선보인 현대차그룹…PBV 방향 엿보여
'셀' 시스템 선보인 현대차그룹…PBV 방향 엿보여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11.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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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HMGICS 준공
고객 수요에 맞춘 '셀' 생산 방식 눈길
PBV 생산에 최적화
사진=
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HMGICS 제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동남아시아의 작은 도시 국가 싱가포르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열었다. 차량 생산부터 고객 경험까지 두루 갖춘 이곳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생산 시설이다. 현대차그룹은 셀(cell)로 불리는 독특한 생산 공정을 통해 목적기반차량(PBV)과 같은 고객의 입맛에 맞는 모빌리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서 HMGICS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람 중심의 완성차 제조 공정을 로봇으로 옮기는 것이 골자다.

HMGICS에는 하나의 건물에 제조 시설, 연구·개발 및 사무, 고객 체험 시설 등이 들어선다. 제조 시설에는 AI 기술과 로봇이 대거 적용됐다. 자동화 공정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구체적으로는 ▲AI·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자동화 셀 기반 유연 생산 시스템 ▲디지털 트윈 ▲데이터 기반 지능형 운영 시스템 등이다.

눈에 띄는 것은 셀 기반 생산 시스템이다. 셀은 완성차를 생산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고객의 요구에 맞춘 차량이 생산된다. PBV를 생산하는 시설이라는 의미다. 프레스, 조립, 도장 등 차량 생산 전반이 셀에서 이뤄진다. 작업자 한 명과 로봇이 한 조를 이뤄 차량을 생산한다. 로봇 도입으로 생산하는 차종이 늘어나도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생산 계획과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셀에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적용됐다. 작업자가 원거리에서 명령을 내리면 각 공정에 배치된 로봇들이 최적화된 경로로 작업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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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생산 시스템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생산 시스템은 다차종 소량 생산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대량 생산·공급 체계와 달리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차량이 타깃이다.

현재 27개의 셀이 들어선 HMGICS에서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 능력은 3만여대 수준이다. 현대차의 주력 공장으로 꼽히는 울산공장이 한 해 140만대를 생산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다. 이 같은 소규모 생산 시스템은 작은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 시장의 특성을 반영함과 동시에 테스트베드 역할까지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시장의 변화와 요구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목적기반차량(PBV) 사업 방향성도 엿보인다.

PBV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작되는 차량이다. 택시, 화물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자율주행과 결합할 경우 로보 택시, 무인 화물 차량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차량이 개인의 사무 공간 등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가 기본인 셀은 PBV 생산에 가장 적합한 생산 플랫폼인 셈이다. 정홍범 HMGICS 법인장은 앞선 인터뷰에서 "셀은 기본적으로 고객 요구에 맞춰 공급하며 미리 만들어 놓고 파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시장 수요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이에 맞게 부품을 준비해 공급할 수 있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HMGICS는 새로운 셀 생산 방식과 공정 자동화 등 미래 자동차 생산 체계를 테스트하는 공간"이라며 "PBV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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