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후폭풍' 숨죽인 주택시장…‘똘똘한 한 채’ 나오기엔 아직...
'공시가격 후폭풍' 숨죽인 주택시장…‘똘똘한 한 채’ 나오기엔 아직...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18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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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아파트 공시가격 20~40% 상승"
"다주택자 세 부담 커졌어도...쉽사리 매물까지 내놓진 않을 듯"
올해 서울 공시가격은 12년 만에 최대치인 14.17% 오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서울 공시가격은 12년 만에 최대치인 14.17% 오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전국 공동주택 1300만호에 대한 공시가격이 공개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세(稅)부담을 짊어질지 혹은 털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만만치 않은 세 부담에 다주택자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오는 6월1일 이전까지 '똘똘한 한 채'를 계속 갖고 있을지, 아니면 증여나 매도를 택할지를 결정해야한다.

■ 일부 단지 공시가격 최대 40% 치솟았어도...“관망세 더욱 짙어져”

지난 14일 공시가격이 공시된 이후 첫 주말을 거친 주택시장은 숨 죽이는 분위기다.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은 12년 만에 최고치인 14.7% 올랐다. 강남3구는 강남구(15.92%), 서초구(16.02%), 송파구(14.01%) 등으로 15%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용산구(17.98%), 마포구(17.35%), 성동구(15.71%) 등의 이른바 '마용성' 지역도 15%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매매가격이 급등한 재건축 일부 아파트 단지는 상승률이 20∼40%에 달하기도 했다.

재건축 대장주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8㎡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9억1200만원에서 올해는 10억800만원으로 18.42% 오르며 10억원대로 올라섰다. 개포주공7단지는 전용 53.46㎡의 공시가격이 작년 6억7600만원에서 올해 8억7200만원으로 28.99% 상승했다.

서초구 신반포8차아파트 전용 52.74㎡의 경우 공시가격이 지난해 6억5600만원에서 올해 9억2800만원으로 41.5%나 급등했으며, 용산구 한가람아파트 84㎡는 공시가격이 지난해(7억9500만원)에 비해 25% 가량 오르면서 9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당장은 분위기를 살피는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강남구 대치동 H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뜩이나 시세도 떨어지는 마당에 공시가격마저 올라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아직은 곧바로 과세되는 게 아니어서 잠잠하다”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난감하긴 해도 이미 털어낼 물량은 모두 털어낸 상황이여서 주택 버티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면서 “급매물이 당장 나오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용산구 이촌동 H 중개업소 관계자도 “매도자들이 지금 집값이 바닥이지라고 생각하지만, 매수자들은 집값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어 거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똘똘한 한 채’ 쏟아지기엔 '글쎄'...6월1일 전후로 일부 매물 나올 듯

전문가들은 역대 최대 수준의 공시가격 상승률에도 ‘똘똘한 한 채’가 매물로 쏟아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올해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은 확연히 커진다. 1주택자의 종부세 등 보유세는 공시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두고 있지만, 2주택자의 세 부담은 전년도 납부세액의 200%, 3주택 이상자가 300%까지 늘어난다.

그럼에도 공시가격이 급등한 아파트가 시세 12억원 이상의 서울 한강변과 부촌 단지여서 자산가들이 많은데다가, 집값은 버티면 오른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서초구 반포동 A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고가주택과 재건축 단지는 해마다 적어도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까지 오르는데, 고작 1000만원대의 세 부담이 무서워서 집을 파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빚을 지고 아파트를 사들인 갭투자자나 별 다른 수입이 없는 고령 은퇴자들은 적지않은 세 부담에 ‘매도’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서더라도 당분간은 매도 시점이 늦춰질 수도 있다.

최근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매수자와 더 이상 집값을 낮출 수 없다는 매도자 간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말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올 들어 1월 1870건, 2월 1587건으로 예년 6000건을 웃돈 것에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업계는 연내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6월1일 전후로 주택 매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최대 80%에 이르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종부세 과세 기준일 기점으로 2년 거주요건을 충족해야 해야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은 만만치 않다”라며 “오는 6월1일 과세 기준일 이전에 매도 물량이 나오더라도 급매물이 쏟아지는 상황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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