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한국은행이 오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가운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예고된 까닭에 이미 시장에 시장금리가 대체적으로 선반영된 상태다. 때문에 금융이나 주식,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시장은 앞으로 인상 횟수 예측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 한은 6년 만에 금리 인상...주식시장-시중은행, 즉각 반응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1.25%에서 1.5%로 인상됐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2011년6월 이후 6년5개월 만으로 오늘 금통위가 열리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 중 한 곳인 우리은행이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의 금리를 최고 연 4.7%로 0.2%포인트 인상하고, 위비짠테크적금의 금리는 최고 연 2.55%로 0.25%포인트 올리는 등 화답했다.
잘 가던 주식시장은 찬바람을 맞았다. 이날 오후2시3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0.71% 떨어진 2495.71포인트를 기록해 2500포인트가 붕괴됐으며, 코스닥 지수 역시 0.74% 하락세다.
■ "영향 제한적...미국과 금리차 줄이기 위해 몇번 더 올릴지가 관건"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는 예상외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금리도 그렇고 시장금리도 그렇고 이미 금리가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이를 뒷받침해 정도일 뿐이고, 앞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시그널 정도로 해석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먼저 금리를 올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우리나라는 중앙은행이 선행하는 경향이 거의 없다"며 "이번 금리 인상도 미국과 금리차가 역전돼 우리나라에서 돈이 빠져나갈까 우려해서 올리는 방어적인 것이지 긴축이라고 해석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를 나타내는 은행연합회의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및 변동금리는 이미 5% 정도 오른 상태다. 다만 전문가는 "가계부채 문제는 우려했던 대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고. 서서히 수면위로 오르는 문제라 대비를 해야 한다"며 "통상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는 변동금리에서 고정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손 연구위원은 "미국은 3차례 금리를 올렸는데도 연일 최고치"라며 "이보다는 기업 실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하여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여서,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채권시장의 관심은 몇 번의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야 할까로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앞으로 추이다. 시장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몇차례 더 올릴 것으로 본다. 손 연구위원은 "시중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경기회복 신호의 반증이고,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 갭을 줄이기 위해 한은도 마지못해 금리를 더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과 국내외 기준금리 여건 변화,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