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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7년 사투의 기록...안구 마우스로 쓴 에세이

<당신은 모를 것이다>정태규 지음 | 김덕기 그림 | 마음서재 박세리 기자ldadawriting@whitepaper.co.krl승인2017.11.06 15: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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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만약 당신이 급작스러운 병마로 신체 중 오로지 ‘눈’만 깜빡일 수 있다면 어떨까. 쉽게 절망에서 벗어날 수 없을 터다. 7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정태규 소설가의 이야기다.

그는 절망정인 순간에도 글쓰기를 놓지 않고 안구 마우스로 한 자씩 꾹꾹 써 내려가 <당신은 모를 것이다>(마음서재.2017)를 펴냈다. 언제고 호흡기만 떼면 생을 달리할 수도 있는 현실을 견디며 지난한 작업을 통해 완성한 작품이다.

루게릭병은 매일 조금씩 나빠지는 병이다. 오감은 그대로인데 근육 운동을 조절하는 뇌세포가 파괴돼 근육세포만 점차 사라져 결국 스스로 호흡조차 어려운 병이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으로 꼽히는 이유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절망에 허우적거리는 시간이 길었을지도 모른다. 소설가이자 국어교사였던 그는 한 계절 방황 끝에 자신의 소명이자 구원 같은 글쓰기를 이어갔다. 손을 쓸 수 없을 때는 구술로, 그마저도 불가능해졌을 때는 눈으로 말이다. 본문을 통해 글을 쓰는 의미를 이렇게 적었다.

“루게릭병이 내 몸에서 근육을 모두 앗아가도 절대 빼앗아가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신이다. 신이 내게 정신과 육체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정신을 선택할 것이다. 내 정신이 곧 소설이고, 소설을 쓸 때 비로소 내가 존재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중략) 내 작품이 세상 누군가의 영혼에 힘이 되고, 영혼의 근육이 되었으면 좋겠다.” (본문 중)

작가의 바람대로 그가 오롯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순간들과 죽음의 면면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글을 만나면 누구라도 삶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소소한 일상이 누군가에는 사무치게 그리운 순간들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1부는 루게릭병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현재까지 7년의 기록이 담겼다. 2부는 루게릭 환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3부는 그가 2012년에 발표한 산문집에서 13편을 가려 뽑아 다시 실었다. 

박세리 기자  dadawriting@white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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