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n분의 1 밥값 내기의 딜레마
[책속의 지식] n분의 1 밥값 내기의 딜레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6.20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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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 샤피라 지음 | 이재경 옮김 | 반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식당에서 n분의 1 밥값 내기는 꽤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똑같이 나눠 내면 부담도 줄고 비싼 음식도 맛볼 수 있어서다. 그런데 여기에 경제학의 ‘게임이론’이 개입하면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가령 A가 친구들 10명과 레스토랑에 갔다고 하자. 몇몇이 2~3만 원 이내 적절한 가격대의 음식을 주문하던 중 A가 20만 원짜리 음식을 맛보고 싶다며 주문했다면 다음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A는 비싼 가격에 평소 맛보기 어려웠던 음식을 10% 정도의 돈만 내고 맛볼 요량에 벌인 일이지만, 결과는 밥값과 칼로리 폭탄이었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A의 친구들은 앞다투어 재주문을 했고 평소 맛보기 어려운 비싼 음식이 줄지어 올라왔다. 내야 할 돈은 각자 약 40만 원.

<n분의 1의 함정>(반니.2017)이 소개한 이야기다. 이들이 이상한 건 아니다. 경제학의 ‘게임이론이’ 작용해서다. 게임이론이란 다수의 의사결정자(선수)가 있고 상대의 결정이 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 상황에서 이들이 전략적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할지 예측하는 학문이다.

위의 경우 A의 결정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경쟁적으로 비싼 요리만 골라 주문해 모두에게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게 한 예다. 게임이론은 때론 공갈협박에도 쓰인다.

누군가 1억을 주며 C와 D에게 한 시간 안에 배분 방법을 합의하면 각자 나눈 돈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똑같이 반으로 나누면 공평하니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D는 생각이 달랐다. C에게 자신이 9천만 원을 갖고 나머지 1천만 원을 준다는 것. 다른 이유는 없다. 그러지 않을 바에야 한 푼도 갖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이어졌다. 결국 C는 D의 제안에 승복했다. 이른바 공갈협박범의 역설이다.

책은 경제학의 게임이론은 가정과 직장, 사회 곳곳, 국가 간 현상에서도 수없이 일어난다고 전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상세히 설명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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