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고추가 더 매워진 이유...'새 때문'
[책속의 지식] 고추가 더 매워진 이유...'새 때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6.1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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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로드> 야마모토 노리오 지음 | 최용우 옮김 | 사계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대부분의 동물은 매운 고추를 가까이 하진 않는다. 하지만 유독 고추를 잘 먹는 동물이 있다. 바로 새다. 고추가 더 매워진 이유도 바로 새 때문이란다.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재밌는 설이 있다. 

고추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페퍼로드>(사계절.2017)에 따르면 새는 고추의 매운맛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매를 찾아 먹는다. 자연계에서 원숭이, 사슴, 곰 등과 같은 동물은 고추의 매운맛을 가까이하지 않는데 새만큼은 예외다.

인도의 한 저널리스트의 기록을 보면 새들에게 캡사이신을 먹인 결과가 있다. 사람이라면 거의 죽을 정도의 농도의 용액의 먹은 새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또 고추 원산지인 중남미 자연계 닭들이나 새들도 고추를 쪼아 먹는다.

더 놀라운 대목은 새가 먹었던 고추의 발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 연구실험에서 새와 다른 동물들의 배설물에서 나온 종자의 발아율을 조사한 결과 새의 배설물에서 나온 종자는 대부분 발아했다. 이와 다르게 새 이외의 동물에게서 나온 종자는 거의 실패했다.

고추의 생화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는 새의 소화기관이 종자를 파괴하지 않고 물리·화학적으로 열매껍질을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발아를 촉진한다고 말한다. 매운 것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새의 표적이 됨으로써 발아하기 쉬운 상태의 종자로 널리 퍼지는 셈이다. 고추가 매운 이유가 새에게 선택적으로 먹히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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