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생전 부귀요 사후 문장이라... 글로 살아난 윤동주
[신간] 생전 부귀요 사후 문장이라... 글로 살아난 윤동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4.18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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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교수의 문학 콘서트> 권영민 지음 | 해냄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생전 부귀요 사후 문장’이라는 말이 있다. 부귀는 죽으면 그만이나 문장은 죽은 후에도 영원히 남는다는 뜻이다. 한국 작가 중에도 죽은 뒤에야 남겨진 글로 알려진 인물이 있다. 시인 윤동주다.

사실 윤동주 시인은 문단에 이름을 올린 시인도 아니었고 1945년 2월 후쿠오카 감옥에서 악형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발표한 시가 없던 순수한 문학청년이었다. 다만 유학길에 오르기 전 연희전문학교 문과 졸업을 기념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직접 원고지에 정리해 손수 제본한 세 벌의 노트를 남겼을 뿐이다.

물론 일제치하 한국어 말살 정책으로 우리말로 된 책자 발간을 금지한 탓도 있지만, 지금 우리가 사랑하는 윤동주의 시들은 윤동주의 3주기를 앞두고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그런데 윤동주의 시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 있다. 윤동주가 남긴 세 벌의 노트 중 한 권을 가지고 있던 후배 정병욱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연희전문학교 기숙사 시절부터다. 우정도 각별했는데 윤동주는 자신이 쓴 시의 원고를 정병욱에게 보여주고 그의 조언에 ‘별 헤는 밤’을 새로 고치기도 했다. 그러다 윤동주가 1942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며 헤어졌다. 그때 받았던 시집 원고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다.

해방 후에야 윤동주의 참혹한 죽음을 접한 정병욱은 윤동주의 아름다운 시 정신을 꺾어 놓은 일본의 폭압에 치를 떨었지만, 이내 받았던 시집을 떠올리고 그길로 원고를 가슴에 품고 서울로 올라와 시집 발간에 힘썼다. 그렇게 윤동주는 죽은 뒤 시인으로 다시 살아났다.

<권영민 교수의 문학 콘서트>(해냄출판사.2017)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책은 근현대 문학과 미술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살펴 정리한 책이다. 그간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내용과 문학 강연 내용을 정리해 펴냈다. 조지훈과 박목월의 첫 만남,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의 우정, 이해인 수녀의 시와 기도, 한용운, 이광수, 김구 등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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