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 '크라우드 펀딩'에 필요한 동력 3가지
뒷걸음 '크라우드 펀딩'에 필요한 동력 3가지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10.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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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혜택·스타트업 기업 검증·분산 포트폴리오 제시돼야"
▲ 올해 1월 말 시행된 크라우드펀딩 투자액은 지난 2월 기준 1억원대에서 시작해 7월에 정점(27억3425만원)을 찍고, 8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표=크라우드넷)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스타트업의 성장을 끌어주기 위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제도'가 올해 초 시행됐다. 하지만 투자금액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지속가능 여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성공사례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전문가는 이를 위해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기업이 투명하고 좋은 회사인지에 대한 검증작업, 투자자 위한 세제 혜택, 리스크 분산을 위한 포트폴리오 등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자가 이뤄지도록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취지는 좋은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투자액은 뒷걸음질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증권사를 위주로한 금융투자업계의 크라우드펀딩 참여는 활발하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25일 엔젤투자 전문업체인 ㈜빅뱅엔젤스와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과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 협약을 맺었다.

아울러 지난 6월 유진투자증권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오픈하고 첫 투자대상 기업의 크라우드펀딩 업무를 개시했다. 첨단기술 관련 기업과 K-pop 및 드라마 등 한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중심으로 우수 기업을 발굴해 자금모집 중개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적인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벤처기업 지원, 적극적인 투자 유도 등의 내용을 담은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제도를 올해 1월 25일 도입했다.

크라우드펀딩은 후원, 기부, 대출, 투자를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모금자들이 모금취지, 목표금액, 모금기간을 적고 홍보동영상을 올리면 일반 투자자들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골라 중개사이트 계좌로 돈을 보내고, 모금이 성공하면 중개사이트는 수수료를 뗀 다음 모금자에게 돈을 전달해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고 이를 위해 일반인들도 자본시장 발전에 참여하고 수익도 낼 수 있는 좋은 취지다. 하지만 투자액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 '크라우드펀딩 기간별 투자액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시행된 크라우드펀딩 투자액은 지난 2월 기준 1억원대(1억1800만원)에서 시작해 7월에 정점인 27억원대(27억3425만원)을 찍고, 8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8월 17억원대(17억3458만원), 9월 13억원대(13억3589만원), 10월 4억원대(4억2428만원)으로 나타났다.

■ 세제혜택·기업검증·포트폴리오 등 지속가능한 성장 동반돼야

무엇보다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반 투자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영세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발생하는 리스크를 짊어지기 두려워 한다"며 "처음에 호기심으로 투자를 끌어들인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이들이 세제 부문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사례는 필수다. 김영각 연구원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했지만 대기업으로 성장한 구글, 다음 등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한다"며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기업은 소규모 영세기업이 많아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어, 펀딩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를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은 보통 한 기업에 집중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관련 김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의 대중화 벤처펀드처럼 분산 투자를 유도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기업 검증 작업도 동반돼야 한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기업 중 질이 나쁜 기업도 적지 않다"며 "자금 모집을 하는 기업이 깨끗하고 투명한 회사라는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2016 금융 컨퍼런스'에 방문한 엠마뉴엘 피칠리스 맥킨지 아싱 선임자문역 역시 한국의 벤처 투자가 성장하기 위해 '지속가능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는 혁신을 추구하는 기술 벤처기업은 많아 문제는 이러한 기업에 투자 자금을 모집하는 데는 심혈을 기울이지만, 이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자금 모집 후 검증 작업이 꾸준히 동반돼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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