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웰스파고'의 추락, 정말 '성과연봉제 폐단'일까
美은행 '웰스파고'의 추락, 정말 '성과연봉제 폐단'일까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6.10.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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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웰스파고’의 추락을 두고 금융노조와 은행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오가고 있다. 웰스파고 사태의 원인을 '성과연봉제'에 두느냐 '경영실패'에 두느냐에 따라 사건이 달리 보여서다.  

웰스파고 추락 “성과연봉제 폐지” VS “폐지한 적 없어...새로운 체계 마련”

‘성과주의가 빚은 신화’로 불린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가 지난달 30일 목표할당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목표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웰스파고 직원들이 금융범죄를 저질러 금융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웰스파고 직원들은 고객명의를 도용해 유령계좌를 열어 신용카드 사용액, 연회비 등 허위 명목으로 40만달러가 넘는 돈을 빼갔다. 이는 고스란히 직원들의 실적으로 쌓였고 그들은 성과수당을 두둑히 챙겼다. 

이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웰스파고는 벌금 1억8500달러(한화 2037억) 물게 됐다. 웰스파고의 대표 존 스텀프 역시 잘못을 시인하고 “목표할당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성과주의의 폐단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기관과 노동자를 극한까지 몰아 국민에게 피해를 초래했다"며 "국내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9일 은행연합회는 이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웰스파고는 목표할당량을 폐지한다고 했지,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며 "보상체계를 새롭게 마련한다는 건 성과연봉제의 폐지와 호봉제 전환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평가 지표를 합리적으로 수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주의 폐단" VS "불완전판매는 호봉제에도 있어"

이토록 금융권이 머나먼 미국 대형은행 사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웰스파고는 ‘성과연봉제의 신화’로 불리던 은행이기 때문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융사와 국내 금융기관들은 웰스파고를 성과주의의 선두주자로 보고 이를 벤치마킹 해왔다”며 “그런 웰스파고 마저 성과주의 폐단을 인정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은행연합회는 웰스파고 사태가 성과연봉제의 폐단이라는 금융노조의 주장을 부정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는 호봉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고객 보호장치 마련이 진짜 교훈"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 금융권에 웰스파고 사태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따로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성과연봉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던 웰스파고도 '불완전 판매'에 아성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웰스파고 사태가 성과연봉제 때문이든 경영실패 때문이든, 불완전판매에 대한 고객보호장치가 하나도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제대로된 고객 보호장치를 먼저 갖추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해도 늦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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