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더 잔인한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 인분 교수 사건
[책속에 이런일이] 더 잔인한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 인분 교수 사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9.06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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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탄생> 박상융, 조정아 지음 | 행복에너지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지난달 30일 대법원이 ‘인분 교수’ 장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당시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건은 경기도의 한 대학의 교수로 있던 피고인 장 씨가 남성 제자에게 폭력행위 등을 일삼은 데서 시작됐다. 문제는 그 폭력행위의 엽기 행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사실이다. 장 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은 디자인 관련 학회 사무국에 남성 제자를 취업시키곤 일을 잘 못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다른 제자 3명까지 가담시켜 피해 남성을 교대로 구타·감시·협박했다. 특히 장씨가 ‘인분 교수’라 불리는 이유는 소변과 인분까지 먹인 사실이 드러나서다.

한 인간에 대해 신체는 물론 정신적인 살인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다. 이들은 왜 이런 잔혹 행위를 했을까. 특히 가혹 행위에 가담한 제자들의 심리는 뭘까. <범죄의 탄생>(행복에너지.2016)은 이를 부당한 권위에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밀그램 실험’으로 설명했다.

‘밀그램 실험’은 딱히 악인이 아니어도 사회적으로 격리된 특수한 상황에서는 부당한 권위에 도전할 수 없음을 보여준 실험이다. 복종 관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전기 충격 장치의 최대치 450V를 피교육생에게 가하는 실험이었다.

실험 도중 중간 250V 정도에 피교육생이 쓰러지는 연출을 했을 때도 충격을 더 올리라는 명령에 아무런 망설임이 없는 결과를 보였다. 책은 도덕적으로 부당한 명령이라도 권위적인 관계에서 명령을 따라야 하는 위치에 있는 자가 명령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는 상황을 보여준 실험이다.

그러나 이들의 잔혹 행위에 어떤 면죄부도 주기 어렵다. 이들이 가혹행위를 지속한 기간은 무려 2년여 동안이다.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대 헤어 박사는 부당한 명령을 따를 경우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생명을 위험하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계속하는 행위자를 가리켜 ‘화이트 사이코패스’라 명명했다.

장 씨는 8년을 가혹행위를 사주받아 실행한 장 모(25) 씨와 김 모(30 )씨 그리고 정 모(28) 씨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1년 6월, 2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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