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이책]한 평생 돌을 사랑한 남자
[오늘은이책]한 평생 돌을 사랑한 남자
  • 북데일리
  • 승인 2008.06.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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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평생을 돌과 함께 살아간 남자가 있다. 박맹언 부경대학교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박 교수가 돌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비포장 신작로를 거닐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을 봤다. 그 때 잘 마모된 돌무늬가 단숨에 그를 사로잡았다.

이후 그는 어디에서건 돌을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결국 전공도 지질학을 선택했다. 공부는 재미있었다. 망설임 없이 박사과정까지 밟았다.

더 심도 깊은 공부를 원했던 박 교수는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먼저 미국 문을 두드렸다. 거기서 그는 오리건대학교 박사 후 연수 과정을 거쳤다. 이를 발판 삼아 중국 장춘과학기술대학교(현 길림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서 방문교수와 초빙교수를 각각 역임했다.

이런 평생을 걸친 돌 사랑은 흡족할만한 결과를 안겨줬다. 고생대 희토류 광물자원 연구로 1999년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것. 남극과 쿠릴열도 지질자원 연구로 국제학회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페루, 캐나다, 미국 등 10여 개국과 자원탐사 및 개발에 직접 참여해 명성을 떨쳤다. 한의학 저서인 <동의 광물약>을 포함해 80여 편의 논문을 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박 교수의 성과는 연구실에만 머물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그는 각종 신문과 잡지에 80여 회에 달하는 과학칼럼을 연재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최근 펴낸 <박맹언 교수의 돌 이야기>(산지니. 2008) 역시 그런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여기서 그는 돌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돌의 역사, 가치, 신비, 아름다움은 물론 자신의 남극 체험기까지 지질학에 무관심한 독자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면서 “평범한 돌이 형성되는 과정은 인간의 역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사람만이 역사의 중심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그가 추천하는 책은 다윈의 <종의 기원>(홍신문화사. 2008)이다. 박 교수는 “말이 필요 없는 고전”이라며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했다.

“해외자원탐사와 개발에 꾸준히 참여해 우리나라 광물자원수급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그가 밝힌 계획이다. 여전히 학자로서 욕심이 왕성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다음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이지영 기자 alla33@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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