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진출탐구] ③ 미래에셋증권, 브라질 시련 딛고 LA서 희망을 봤다
[증권사 해외진출탐구] ③ 미래에셋증권, 브라질 시련 딛고 LA서 희망을 봤다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7.2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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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법인 성과 키우고 브라질·미국서는 실적 반전 노려

증권사가 해외진출에 나선 지 10년. 불과 몇 년 안 되어 철수하는 점포가 속출했다. 손실만 키우느니 과감한 포기를 선택하는 전략이 현명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진출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철저한 사전 조사나 준비된 현지화 전략 없이 무리하게 출점한 탓 아니냐는 의구심이 도사리고 있다. 기대감 부풀었던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 출항. 그 항로를 쫓으며 성공적인 좌표를 찾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 브라질 정치 경제가 혼돈에 빠지자 미래에셋증권은 브라질에 진출해 고전을 겪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왼쪽 사진)과 미래에셋증권 브라질 법인 출범식 모습 (사진=미래에셋증권)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앞으로 미국 LA(로스엔젤레스)를 중심으로 자산관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합병 후에는 끊임없는 자기자본 확충과 해외 투자로 일본 노무라와 같은 글로벌 IB(투자은행)로 도약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동안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모색했다. 하지만 브라질과 미국에선 예상치 못한 경제적, 정치적 변수에 휘말려 고전을 겪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오는 10월 미래에셋대우와 통합하면 해외법인 또한 재편된다. 미래에셋대우로 새 출발은 해외진출과 해외사업 다각화, 수익 다변화의 중대한 전기로 삼을 태세다. 글로벌 IB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자기자본 확충 또한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굳건하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퀄리티 높은 대체투자를 발굴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 LA에선 고객 성향의 맞는 포트폴리오와 리밸런싱 시스템을 갖춘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홍콩 등 다른 지역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미래에셋 깃발을 낯선 이국땅에서 드날리겠다는 포석이다. 

■ "2005년부터 해외법인 진출, 글로벌 IB(투자은행)로 도약할 것"

▲ 미래에셋증권은 그 지역의 랜드마크를 상징하는 대체투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이를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공급할 계획이다. 왼쪽 사진은 지난 4월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한 인수 거래 대상인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의 모습, 오른쪽은 베트남 하노이의 모습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출범 5년 후인 지난 2005년부터 해외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베트남, 북경 등 아시아에 먼저 발을 디뎠다. 2008년엔 상해와 미국에 진출했고 지난 2010년엔 브라질에 둥지를 텄다.

올해 기준 6개 지역에 법인 및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법인은 브라질, 미국, 베트남, 중국, 영국, 홍콩 등지에서 운영하고 있고 중국에선 사무소도 겸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의 최우선 과제는 자기자본 확충이다. 글로벌 IB가 되기에 현재 자기자본 8조원은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표본으로 삼고 있는 일본 노무라는 자기자본이 18조원, 미국 골드만삭스는 100조에 이른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미국 뉴욕법인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기자본을 1200만달러(한화 139억6200만원)에서 1억1200만달러(한화 1303억원)로 10배 가까이 확충했다.

해외 대체투자 발굴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밸류에이션과 위치가 좋고, 그 지역의 랜드마크를 상징하는 대체투자를 지속적으로 찾아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그 일환으로 글로벌 투자회사 AON BGN의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인수 거래에 선순위대출 3000억원, 전환사채 1000억원 등 총 4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선순위대출 3000억원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자산유동화증권) 상품을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경제 정치적 변수 휘말려 브라질 법인 고전"

물 건너 갈 때에는 당연히 파도를 예상한다. 해외 사업 다각화의 과정에서도 시련이 있었다. 브라질에서 그랬다. 미래에셋증권 브라질 법인(2010년 출범)은 성과를 낼만한 시기에 현지의 경기 침체, 대통령 탄핵, 헤알화 급락 등 정치, 경제 부문의 리스크가 돌출했다.

사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 당시 BRICS(브릭스)로 브라질에 투자 붐이 인 적도 있었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5년 후 진출 때 발생한 변수들은 예측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현지 상황에 대한 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물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최악의 경기 상황에서 나름대로 선방한 결과로 본다. A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증권의 브라질 법인은 여전히 걸음마를 막 뗀 초기 시작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아직 판관비, 고정비와 같은 투자를 넘어선, 이익을 낼만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브라질 법인은 브로커리지에 중점을 뒀지만 브라질은 개인 주식 비중이 높지 않은 작은 시장입니다.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는 이상 이익을 크게 내기는 어려운 시장이지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 2014년, 2015년 브라질 법인 당기순이익 6억5800만원에 그쳤다. 어려움을 딛고 23억3700만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지만 총포괄손익은 지난 2014년, 2015년 각각 161억 손실, 9억원 손실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아시아 증권사 가운데 우리는 브라질에 최초로 진출했다“며 ”브라질이 최악의 상황을 겪었지만 당기순이익이 5억 원 정도 성과가 났고 WTS(웹트레이딩시스템)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미국 동부에서 짐 싸고 LA서 재도전....현지인 자산관리업무로 돌풍"

미국에서도 사정은 만만치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8년 9월 1000만달러(한화 115억7000만원) 출자금으로 뉴욕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SEC(증권관리위원회)로부터 투자자문 영업인가를 얻어 자산운용과 펀드 판매에 집중했다.

하지만 글로벌 IB들의 무대인 뉴욕에서 사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난 2014년, 2015년에만 각각 8억5300만원 손실, 5400만원 손실(당기순이익 기준)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거액 자산가 대상 종합자산관리업무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2015년 LA로 현지법인을 이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대우와 합병 이전부터 가장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는 지역이 LA다. LA 법인에서 선보인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는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성향에 맞는 리밸런싱 시스템, 포트폴리오 모델이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LA 고객자산관리 모델을 홍콩 등 다른 선진국에도 정착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현지에서 투자자문 경험이 풍부한 현지 인재들을 추가적으로 채용해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와 영업 부문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돈을 버는 단계가 아니라 나가서 투자를 하고 확대를 하는 단계다. 미래에셋증권에서 해외 법인 손실이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물론 눈에 띄는 이익도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 "출발도 일찍, 수익 다변화 홍콩 시장 성공...LA 모델 적용" 

▲ 미래에셋증권 LA 법인은 고객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모델을 갖춘 고객자산관리 서비스를 홍콩 등 다른 지역에도 장착할 계획이다. 위 사진은 미래에셋증권 LA 법인 이전식 모습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지역 가운데 가장 빨리 진출한 홍콩에선 수익 다변화 노력이 눈길을 끈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2015년에 각각 40억원, 41억원의 당기순이익 났다. 총포괄손익도 같은 기간 355억원, 147억원으로 흑자 상태다.   

홍콩 사무소를 설립한 때는 지난 2005년 8월. 2007년 3월엔 자본금 4000만홍콩달러(한화 49억원)를 투자해 'Mirae Asset Securities HK Ltd. 현지법인'으로 승격시켰다.

유가증권 거래 인가를 취득한 이후 브로커리지 영업, 자문 업무, 펀드판매, 인수와 유상증자 업무, 인수합병, 부동산투자 등 투자은행업무에서 수익 창출을 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4년 말 홍콩금융당국으로부터 Type1(유가증권거래), Type4(유가증권거래자문) 라이센스를 취득한 이후 위탁매매, 리서치, 자기매매 업무로 발판을 넓혔다. 현재는 후강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해외 법인 수익은 대부분 PI(자기자본투자)에서 나는데 홍콩 지역에선 안전자산인 달러 표시 펀드에 투자해 큰 이익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홍콩 법인 역시 수익이 안정화됐다고 아직 보기는 이른 단계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향후 홍콩법인도 미국 LA의 고객자산관리 모델을 빌려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타 법인들도 사업 모델을 재편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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