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들과 사랑에 빠진 두 엄마, 사랑일까 막장일까... 영화 ‘투마더스’의 원작 실화 <그랜드마더스>
친구 아들과 사랑에 빠진 두 엄마, 사랑일까 막장일까... 영화 ‘투마더스’의 원작 실화 <그랜드마더스>
  • 윤혜란 시민기자
  • 승인 2016.04.0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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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지음 | 강수정 옮김 | 예담

[화이트페이퍼=윤혜란 시민기자] 오랜 친구인 두 여인이 서로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 치명적 사랑일까, 아님 막장의 끝일까? 게다가 이 이야기가 실화라면...  

2013년 영화 ‘투마더스'로 소개된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에 우리 사회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영화의 원작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이 <그랜드마더스>(예담, 2016)다. 과연 책은 영화와 어떻게 다를까? 또한 이들의 사랑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책에 따르면 주인공 릴과 로즈는 어릴 적부터 단짝 친구다. 그들은 레즈비언 커플로 오해받을 정도로 늘 붙어 다녔다. 이후 릴과 로즈는 각자 결혼을 하지만 여전히 이웃으로 지낸다. 둘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각각 릴은 아들 이안을, 로즈는 아들 톰을 하나씩 둔다.

어느 날 릴의 남편이 불의로 교통사고로 죽는다. 릴의 아들 이안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이에 릴은 이안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로즈의 가족과 더욱 가깝게 지낸다.

한편 로즈의 남편 또한 릴과 로즈의 우정을 견디지 못하고 아내의 곁을 떠난다. 이제 릴과 로즈, 각각 장성한 두 아들 이안과 톰만 남겨진 상황. 엄마들은 여전히 둘도 없는 친 자매처럼 지내고 두 아들들은 형제같이 지낸다.

하지만 아빠의 빈자리가 너무 컸던 것일까? 이안과 톰은 똑같이 서로 다른 엄마에게 연정을 품고 이내 사랑에 빠지고 만다. 과연 이들은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이후 두 아들 이안과 톰은 각각 또래의 젊은 여성과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는다. 하지만 이렇게 정리될 줄 알았던 그들은 관계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끝내야 한다.

이안은 그냥 이대로 살면 안 되느냐며 톰의 엄마인 로즈에게 따지듯 묻는다. 이에 로즈는 이렇게 답한다. “기운 내. 우리는 이제부터 기품 있는 숙녀가 될 생각이거든. 그래, 너희의 망신스러운 엄마들이 미덕의 화신이 될 거라는 이야기야. 우리는 완벽한 시어머니가 되고, 너희 아이들에게는 멋진 할머니가 되려고 해.”

이후 두 아들은 서로의 엄마에게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나는 당신을 절대, 결코 잊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남기는데...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이들의 이야기 끝은 어떻게 되는 걸까? ​

이처럼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사랑을 담아낸 작가는 바로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 그녀는 2013년 94세로 생을 마감했다. 출판사에 따르면 저자는 60여 년 동안 강렬한 현실 인식과 타고난 반골 기질로 계층과 세대, 인종과 성(性), 개인과 가족과 사회 문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표현했다. 

책은 저자가 인생, 사랑, 그리고 그 인생과 그 사랑이 교차하는 사회에 대해 던지는 마지막 질문이기도 하다. ‘그랜드마더스’는 책에 담긴 네 편의 소설 중 표제작이다.

사회 금기와 도덕적 관습을 초월해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어머니와 두 아들의 이야기. 시대가 흘렀고 사랑의 정의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작가가 표현한 이들의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참고로 저자는 이들의 사랑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그저 이들의 이야기를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여러 사람들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풀어갈 뿐. 

좀 더 호기심이 많은 독자였다면 책과 영화의 제목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에 질문을 던졌을지도. '그랜드마더스’와 ‘투마더스’. 결말 또한 차이가 있을까? 관심이 있다면 영화와 책을 통해 그 차이를 비교해보아도 흥미로울 법하다.

한편 영화 '투마더스' 개봉 후 한 네티즌이 이렇게 제안했다. '두 엄마와 두 아들 대신 두 아빠와 두 딸로 바꿔봅시다'라고. 과연 두 아빠와 두 딸의 사랑도 아름답고 매혹적으로 포장될 수 있을까? 두 이야기에 대한 판단은 저자가 그랬듯,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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