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포토] 자세히 봐야 보이는 표지 속 사람
[북포토] 자세히 봐야 보이는 표지 속 사람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2.23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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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마디>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어린 소년이 보인다. 똥그란 눈은 뭔가에 놀란 듯 하다. 실루엣만 보이는 그는 실재 존재하는 사람일까? 몸 주변에서 퍼져나오는 노란 색은 소년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시 같다.

판타지 소설집 <단 한 마디>(세종미디어. 2010)의 표지 그림이다. 책은 탤런트 조안이 썼다. 표지 일러스트도 그녀가 직접 그렸다. 본문에도 그녀의 그림들이 담겨 있다. 책 내용 만큼이나 묘한 매력이 있다.

책에서는 상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심장이 갈수록 커져서 땅에 끌고 다니는 소년, 어느 날 갑자기 심장이 사라져 가슴이 뻥 뚫린 소년, 진실의 혀와 마법의 혀와 독설의 혀를 가지고 있는 소년, 손바닥에 작은 한 쌍의 날개가 돋아난 소년 등 4차원적인 이야기들이다.

표제작 <단 한 마디>의 내용은 이렇다. 아이가 없는 엄마가 매일 하늘에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수없이 많은 날들을 열심히 기도한 덕분에 아이가 생겼다.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랐다.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는 정성을 다해 키웠다. 그러나 아니는 네 살이 넘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병원에 가 보아도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엄마에게는 가장 슬픈 일이었다.

어느 날 꿈 속에 천사가 나타나 엄마에게 말했다.

“네 아이는 평생 단 한 마디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그 한 마디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으니 네가 잘 살펴서 알려 주어라.” (89쪽)

잠에서 깬 엄마는 그때부터 아이에게 해 줄 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누구보다 소중해요, 감사해요.” 등등. 수많은 말들이 떠올랐지만 엄마는 아이가 점점 자라도 그 한 마디를 해줄 수가 없었다.

작가는 묻는다. “여러분이 부모라면 아이에게 어떤 말을 들려주겠는가”라고. 책에는 '심장'과 '눈물'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이것은 '양심'과 '사랑'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어두운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지만 희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표지 그림 속 소년의 몸을 감싸고 있는 노란색이 그 희망을 보여주는 듯 싶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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