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김재범 기자] 매년 반복되는 핫이슈다. 아니 영원한 풀리지 않을 숙제다. 1000만 영화는 '그림의 떡'에서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먹을 수 있는 떡'으로 변한지 오래다.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그리고 극장들은 매년 성수기 시즌이면 특급 흥행작의 행보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잘되는 놈에게 '떡'하나 더 던져주게 되는 건 인지상정으로 풀어봐도 '이해 반 몰이해 반' 정도다. 누군가는 이 지점을 스크린 독과점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 현상을 만들어 낸 부작용이라고 말한다. 다른 누군가는 진짜 문제를 전혀 다른 곳으로서 찾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의 진짜 문제는 뭘까. 각기 다른 업계 관계자 및 관객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 배급관련 담당 A씨 "흥행포인트&대진운까지 스크린 독과점으로 치부"
# A씨는 혼란스럽단다. 잘되면 잘되는 대로 욕을 먹는다. 안되면 못한다고 욕을 먹는다.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단다. 그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몇 년 전 극장가에서 흥행 안타를 친 한 영화의 배급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별다른 경쟁작이 없는 시기를 조율해 배급 일정을 극장 측과 협의했다.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분명한 흥행 포인트도 있던 이 영화는 대박을 쳤다. 당시 언론은 이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을 물고 늘어졌다. A씨는 “대체 뭐가 독과점이란 말인가”라면서 “잘 팔아 달라고 부탁해 판매를 대행한 회사(극장)에서 판매가 잘 되자 진열대에 좀 더 진열한 상품이다. 그게 독과점이라고 하루가 멀다 하고 물어뜯는 통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 극장 관계자 B씨 "배급 환경 무시한 스크린 독과점 지적 답답"
# B씨는 화가 나 있었다. 극장 근무 경력으로만 치면 중견 관리자다. 매년 특급 흥행작이 나올 때면 그는 치밀어 오르는 부아를 참을 수 없다. 몇몇 매체의 기자들이 앞 다퉈 쏟아내는 독과점 기사에 욕지거리나 나온다고. 그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현상만을 짚는 기사답지 않은 기사들일 뿐이다”고 화를 냈다. 국내 영화 산업이 특정 흥행작에 스크린 배정을 늘려나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지적했다. 시장 규모에 비해 대형 투자 작품들이 쏟아지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란다. 또한 투자사와 배급사 그리고 극장이 하나의 연결 고리로 이뤄진 이른바 수익계열화를 예로 들었다. “큰집에서 벌어진 일을 작은 집에서 ‘나몰라’ 할 수 있겠나”라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모른 채도 가능하지만 그게 사실 가당키나하냐는 말이다.
◆ 독립영화 관계자 C씨 "스크린독과점은 답없는 문제"
# C씨는 이른바 독립영화계에서 몸을 담고 있는 관계자다. 올해 10년이 넘었다. 그는 매년 이어지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영화계 관계자 모두가 문제점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 자체가 사실상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는 “스크린 독과점의 가장 문제는 관객의 볼 권리다”면서 “대작 영화들에 밀려 작은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선 보일 기회, 그리고 관객들이 선택할 기회가 박탈되는 것 아닌가”라고 문제점을 언급했다. 이른바 형평성의 문제다.
◆ 대기업 투자배급 관계자 D씨 "관객수에 따라 스크린수 조절이 인지상정"
# D씨는 한 대기업 투자 배급사에 근무한다. 그는 독립영화계 혹은 제작사들이 주장하는 대작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해 항변한다. 잘되는 영화는 배급사 및 극장들과 협의해 스크린을 더 늘려나간다. 예상보다 흥행에 저조한 영화는 스크린 수를 줄여나간다. 모두가 아끼는 자식들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다. 특히 독립영화의 형평성 문제 거론에 대해선 할 말이 더 많단다. 그는 “대기업 계열 스크린에서 독립영화 혹은 저예산 영화들을 위한 특별관을 운영 중이다”면서 “형평성을 위해 그럼 시내 중앙 메인 타깃층이 몰리는 극장에 독립영화를 계속 걸어 둘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 일반 관객 E씨 "멀티플렉스 극장, 장르도 다양해야"
# E씨는 영화광이다. 일주일에 무조건 한 편 이상은 영화를 관람하는 골드 멤버 관객이다. 개봉하는 주요 영화는 거의 한 편도 빼놓지 않고 관람을 한다. 하지만 매년 극장가 성수기만 되면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시내 극장에 가보면 평균 10개 이상 많게는 15개관 이상의 멀티플렉스에서 상영 중인 영화가 5편이하다. 거의 대부분의 스크린을 특급 흥행작이 먹어 치운 상태다. 이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도 좋아한다. 하지만 간혹 작품성 강한 예술 영화나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아트영화도 관람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들 영화가 상영 중인 전용관이 대중과의 접근성에서 너무도 멀리 있는 게 문제다. E씨는 “멀티 플렉스나 대기업 영화 투자 배급사에서 과연 독과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면서 “단순하게 스크린을 많이 잡았다는 것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영화들에게도 최소한 대중들과 어떤식으로든 접근성의 형평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모두가 매년 극장가 성수기에 벌어지는 특급 흥행작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인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언급이다. 특정 작품에 대한 문제점이나 특정 회사를 지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니셜처리 및 사실에 기반을 둔 멘트의 재구성을 했다.
대중들에게는 ‘볼 권리’ 박탈이 가장 클 것이다. 영화계에선 상생의 문제로 접근하는 게 맞을 듯하다. 대기업 투자 배급사들에게는 자유 시장 경쟁 체제의 순환구조가 뒤따를 문제다. 어떤 의견에 공감하고 한 표를 던질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