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성매매가 ‘나쁜 경제활동’이 아니라고?
[책속의 지식] 성매매가 ‘나쁜 경제활동’이 아니라고?
  • 김신일 시민기자
  • 승인 2016.02.11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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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월터 블록 지음 | 이선희 옮김 | 지상사

[화이트페이퍼] 우리는 경제활동 전반에 ‘좋은 활동’과 ‘나쁜 활동’을 구분지어 생각한다. 생산과 소비라는 산업적 영역, 노동과 사용이라는 노무적 영역, 개인 및 단체 간 계약이라는 쌍무적 영역, 경제 주체이자 경제 구성원인 ‘소비자’ 혹은 ‘법인’으로서 가지게 되는 자기 경제 영역에서 각 개인 혹은 법인은 특정한 의사 결정을 통한 경제적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경제적 활동이 선한 의도와 선한 동기에서 시작하지도 않고, 선한 결과를 낳지도 않는다. 따라서 법과 도덕, 사회 및 국가 구성원이 공유하는 일정한 가치 아래 ‘선한 경제적 행동’과 ‘악한 경제적 행동’은 나뉜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악한 경제적 의사결정과 행동은 정말 악한가?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지상사. 2007)은 ‘옹호할 수 없는 것을 옹호한다’는 책 제목답게, 책이 쓰여진 미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옳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제적 활동과 계약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중 하나다.

“성매매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성구매자)은 아니다. 그렇다고 성매매에 나선 여성이 자기 일자리를 반대할 리는 없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성매매 반대는 이 거래와 전혀 상관없는 이들의 뜻이다.”

성매매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불법 행위이고 경제적으로도 부도덕한 거래라는 도덕적 합의와는 거리가 먼, 다분히 ‘경제적’으로만 고찰한 결론이다. 그런데 묘하게 가슴을 찌른다.

책은 이외에도 무허가택시·암표상·고리대금업자·기부하지 않는 자 등 법적·제도적·도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제행위와 경제주체들도 자기 방식으로 경제 전반에서 자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책이 말하는 바를 “수단과 방법에 제약받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라고 받아들여서는 안될 듯하다. 사회 전반적인 ‘경제적 터부’를 32개 주체로 나눠 설명한 책 한 권이 나아가는 방향은 ‘금기에 대한 재고찰’이고, 여전히 ‘경제 집단에 참여한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경제활동’을 탐구하기 때문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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