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선망 받는 패션모델... 과거엔 악녀, 마네킹
[책속의 지식] 선망 받는 패션모델... 과거엔 악녀, 마네킹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1.18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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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름다움은 얼마입니까> 애슐리 미어스 지음 | 하윤나 옮김 | 처음북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패션모델이 처음 등장한 것은 언제일까? 19세기 후반이다. 1850년대 찰스 프레드릭 워스라는 영국인이 자신의 옷을 ‘살아 있는 마네킹’에 입힌 것이 시초였다. ‘살아있는 마네킹’은 작업실에서 일하거나 화류계에 종사하는 젊은 여성들이었다. 이들을 현대의 패션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패션 모델 출신 대학교 교수가 쓴 <당신의 아름다움은 얼마입니까>(처음북스. 2016)에 등장한다.

“최초의 여성 모델들이 쿠튀르 쇼룸에 디자이너 옷을 입고 등장하자 고객 사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자신이 사러 온 것이 옷인지 옷을 입은 사람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에 패션모델은 인기가 있다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은 아니었다. 돈을 벌려고 자신의 몸을 대중 앞에 전시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불순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패션을 변장기술이자 위선적인 행위로 여겼고, 화장 아래 사악한 의도를 감춘 여성이라는 뜻으로 모델을 ‘페인트 칠한 악녀’라고 표현했다. 패션모델은 사회적인 공포심을 일으키는 대상이었다.

런던의 드레스 장인 루실은 19세기 후반 런던 교외의 노동자 계층 여성들을 모델로 기용해 첫 ‘마네킹’ 퍼레이드를 벌였다. 1910년 가브리엘 샤넬, 일명 ‘코코 샤넬’ 같은 쿠튀르 디자이너들이 ‘마네킹’의 외모에 각별히 신경쓰기 전까지, 패션 기획자들은 단순히 ‘마르고 예쁜 모델’이라는 기준을 들어 모델을 선발했다.” (p.49~p.50)

책에 따르면 1920년대, 소비자 문화가 확산되고 대량 생산 방식이 보편화되었다. 이때 패션쇼가 형식을 갖춰 특정 날짜에 열리는 행사가 됐다. 모델은 디자이너의 살롱에서 차를 마시는 귀족 고객 앞에서 옷을 입고 선보이는 일을 했다. 이때부터 모델은 직업의 하나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 미국 백화점 체인인 워너메이커는 이런 유럽 패션쇼 형식을 미국에 도입해 1910년 필라델피아 주 백화점 레스토랑에서 ‘살아 있는 마네킹’들에게 신상 옷을 입혀 안을 걷게 했다.

전 세계적으로 패션 규모가 성장하면서 디자이너가 모델을 찾는 비중도 늘어났고, 모델은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떠올랐다. 1920년대의 모델은 보수가 적고 노동 강도도 셌지만 상류층으로 올라가고 싶어하는 여성이 선택해야 할 직업 중 하나로 부상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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