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나무 쪼아대는 딱따구리, 머리 괜찮을까
[책속에 이런일이?] 나무 쪼아대는 딱따구리, 머리 괜찮을까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1.14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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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사건 편>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 | MBC씨앤아이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딱따구리는 나무속에 있는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빠른 속도로 나무를 쪼아댄다. 속도는 일 초에 15~16회 정도로 총알의 배 정도 빠르기다. 딱따구리는 이렇게 나무를 쪼는데 머리가 아프지 않을까? 이것에 대해 연구한 사람이 있다. 미국의 조류연구가인 이반 슈왑 박사다.

그는 새들을 연구하던 중 딱따구리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자신의 머리에 딱따구리 부리를 만들어 쓰고 굵기가 다른 갖가지 나무들을 직접 쪼아보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나무를 쪼아대던 그는 현기증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그는 ‘딱따구리가 두통을 앓지 않는 이유‘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슈왑 박사에 따르면 딱따구리가 부리로 나무를 쫄 때의 속도는 시속 25km로 사람이 초당 20회의 속도로 벽에 얼굴을 박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딱따구리가 다치지 않고 현기증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바로 딱따구리의 뇌를 보호하는 스펀지 형태의 두꺼운 두개골 덕분이라고.

또한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기 1/1000초 전에 눈을 감아 눈알이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그렇게 새로운 비밀을 밝혀낸 슈왑 박사는 2006년 이그 노벨 조류학상을 수상하게 됐고, 딱따구리 연구자답게 딱따구리 모자를 쓰고 시상식에 참가했다.” (p.143)

세상의 다양한 미스터리를 소개하는 <프라이즈: 사건 편>(MBC씨앤아이. 2016)에는 여러 이그 노벨상 수상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그 노벨상(Ig Novel Prize)는 세상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손꼽히는 노벨상을 풍자한 상이다. 고상함을 뜻하는 노블의 반댓말이 이그노블. 전 세계에서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연구 성과를 낸 최고의 괴짜 연구가들에게 이그 노벨상을 수여한다.

책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학자 존 트링카우스라는 30년 동안 사람들이 야구 모자를 쓰는 방법과 007 서류가방을 여는 방법 등을 기록한 ‘쓸모없는 연구’로 이그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옥스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찰스 스펜스 교수는 고자가 입에 씹히는 ‘바삭’ 소리가 좋은 감자 칩이 맛도 더 좋다는 연구를 통해 이그 노벨 영양학상을 받았다. 일본의 이노우에 다스케는 가라오케를 발명해 세계 평화공존을 이룩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이그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그 노벨상의 심사와 시상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한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천 만 크로나(약14억)의 상금이 주어지지만 이그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이 한 푼도 없다. 대신 은박지로 만든 메달과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패러디한 ‘생각하다 떨어진 사람’이 그려진 상장을 수여한다. 기상천외하고 재치 넘치는 생각과 연구가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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