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1월과 2월은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
[책속의 명문장] 1월과 2월은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1.1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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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정원> 스태니슬라우스 케네디 지음 | 이해인, 이진 옮김 | 열림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찬바람이 몰아치는 한겨울이다. 따스한 햇살 한줌에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땅 위에는 눈이 내리고 꽁꽁 얼어있지만 땅 속에서는 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자연의 사계절과 삶의 사계절을 담은 명상록 <영혼의 정원>(열림원. 2015)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잠시 숨을 돌리게 해준다.

"1월과 2월, 정원은 조용히 자라고 있지만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흙과 돌의 갈색과 회색빛 외에는 빛깔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향기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생명의 징후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원 안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비록 땅 위에는 서리가 내렸을지라도 지구의 온기가 남아 있는 저 땅속에서는 뿌리들이 봄을 준비하고 있고 생명이 꿈틀거린다는 것을, 비록 지금은 볼품없지만 그들이 밝은 세상을 향한 모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또한 알고 있습니다.

이 시간은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이며, 여름의 정원을 설계하고,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침묵과 고독 속에서 정원을 서성이며, 아직 자라지 않은 싹들이 다음 달에는 어떤 모습이 될지를 예측해보고, 어디다 무엇을 심을지를 결정하고, 땅속에서 일어나는 씨앗과 싹의 움직임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지금은 인내의 시간이며 관찰의 시간입니다.

1월과 2월은 고요한 영혼의 정원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내면의 힘과 아름다움의 씨앗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비로소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침묵이 이방인으로 느껴질 만큼 분주한 일상을 살아왔음을 깨닫습니다.” (p.8)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이지만 땅속에서는 또 다른 생명들이 봄을 준비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힘들지라도 조만간 봄이 올 것을 믿으며 기운을 내자. 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우리의 영혼도 한 뼘은 자라 있을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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