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최종규 지음 | 강우근 그림 | 철수와영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무심코 사용한 말이 일본말이거나 번역말인 경우가 있다. ‘빵꾸’나 ‘만땅’ 같이 우리말처럼 쓰이는 일본말도 있다. 바로 수업을 ‘빼먹다’나 ‘게으름 피우다’로 사용하는 ‘땡땡이’와 ‘농땡이’다.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은 우리가 쓰는 일상어를 분석한 책이다.
‘땡땡이치다’에서 ‘땡땡이’는 ‘쇠북’인 ‘종’을 가리킨다. 일본에서는 쇠북을 치는 소리를 땡땡이로 적는다. 이러면서 ‘쇠북’을 가리키는 낱말인 ‘땡땡이’인 셈이고, 이러한 말밑을 바탕으로 “꾀를 부려서 일이나 공부를 안 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자리에 섰다.
그런데 정작 일본에서는 이를 ‘사보타주’라는 외국말을 빌어서 ‘사보루’ 꼴로 쓴다. 이 말투를 한국말로 옮기거나 일본말을 배우는 분들이 ‘땡땡이치다’로 잘못 쓰거나 옮겨, 일본말을 다른 일본말로 옮긴 셈이다.
‘농땡이’도 같다. 한국말 사전에 올랐지만, 말밑도 제대로 못 밝힌다. 본래 ‘농땡이’는 일본에서 “기름을 붓는 일을 하다가 노닥거리기만 한다”는 뜻에서 비롯한 낱말이다. 일제강점기부터 쓰던 일본말이 마치 한국말이라도 되는 듯 스며들어 퍼진 예다.
책은 땡땡이를 ‘빼먹기’, 땡땡이를 치다는 ‘빼먹다’로 바꿔 사용할 것을 권한다. 농땡이는 ‘노닥거림’, 농땡이를 부리다는 ‘노닥거리다’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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