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 일이] 장어가 여럿 왕 잡았네!
[책속에 이런 일이] 장어가 여럿 왕 잡았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1.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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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사생활> 윌 커피 글 남기철 옮김 / 이숲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역사 속 왕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나 식 습관은 매우 다양하다. 헨리8세는 소의 ‘허리 부분 살(loin)'을 좋아해 그것에 기사 작위를 수여하고 ’허리 살 경(Sir Loin)‘이라고 칭송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래서 우리가 소 등심을 영어로 ’설로인(sirloin)'이라고 부른다는 것.

루이 16세의 경우는 식탐이 대단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걸어 다니는 위장’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함께 튈르리 궁전에서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면서도 점심을 먹기 위해 ‘에토주’라는 작은 마을에서 무려 세 시간을 머물렀다.

“감옥에서 그는 난생처음 음식을 조금 먹었다. 그가 먹은 음식은 송아지 고기 커틀릿 여섯 조각, 백포도주에 담근 달걀 몇 개, 닭 한 마리, 그리고 들짐승 고기와 와인이었다. 단두대에서 처형되던 날, 그가 점심으로 먹은 음식은 수프 세 접시, 앙트레 두 접시, 구운 고기 두 조각, 앙트르 네 접시, 설탕 절임 과일 몇 개, 신선한 과일, 백포도주, 적포도주, 그리고 샴페인 등이었다. 처형되기 전날 밤에도 그는 식용이 좋았다. 이 불쌍한 국왕은 죽음을 앞두고도 배가 몹시 고팠나 보다.“ (p.314~p.315)

역사책이 가르쳐주지 않는 흥미로운 사실들을 들려주는 <제왕들의 사생활>(이숲. 2013)을 보면 왕들의 식도락을 알 수 있다. 그 중 칠성장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재미있다. 칠성장어는 몸 옆에 일곱 쌍의 아가미 구멍이 있어 그렇게 불린다.

책에 따르면 (칠성)장어를 좋아한 왕들이 특히 많았다. 그런데 여러 왕들이 이 장어 때문에 죽었다.

“윌리엄 1세의 막내아들 헨리 1세는 좋아하는 음식인 칠성장어 스튜를 너무 많이 먹은 바람에 죽은 인물이다. 그는 의사의 경고도 무시하고 이 묘하게 생긴 물고기가 눈에 띄기만 하면 모조리 먹어 치웠다. 헨리 1세는 좋아하는 음식은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해가 되지 않는다고 늘 말했다.

‘마그마 카르타로 유명해진 존 왕도 칠성장어 요리를 즐겼고, 에드워드 3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적절히 절제하면서 취미 삼아 이 음식을 먹었다.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대제(...)는 장어 파이를 비롯해 기름기 있는 음식을 좋아했는데 양념을 너무 많이 넣어 먹다 보니 주치의들이 늘 긴장해야 했다. (중략)

참으로 이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에스파냐의 왕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카를 5세는 장어 때문에 일찍 죽었다. 그는 지금까지 유럽에서 목격된 사례 중에서 가장 독특한 식사 습관으로 음식을 먹다가 1558년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통풍과 소화불량으로 고생했지만, 프리드리히 대제처럼 몸에 가장 나쁜 음식을 마지막 순간까지 즐겨 먹었다. 게다가 그는 오래전부터 미각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그는 생선을 먹고 나면 늘 배를 앓았었는데 그래도 생선을 꾸준히 먹었다. 특히, 장어 파이는 중독 수준이었기에 늘 장어 파이만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마지막 장어 파이를 먹었다.” (p.309~p.318)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식도락이야 탓할 일이 아니다. 다만 절제를 하지 못하고 먹는 과식이 문제다. 과유불급, 넘침이 부족함 보다 못한 것이 세상사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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