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다단계 금융사기 원조' 챨스 폰지
희대의 사기꾼 '다단계 금융사기 원조' 챨스 폰지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14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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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공식> 존 M. 헨쇼 글 이재경 옮김 / 반니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챨스 폰지.’ 다단계 금융사기의 대명사가 된 인물이다. 요즘은 다단계가 흔하게 회자되지만 1920년대 만 해도 그의 사기행각은 전대미문의 대형 사건이었다.

다양한 수학공식을 통해 세상을 이야기하는 <세상의 모든 공식>(반니. 2015)은 자외선차단지수(SPF)부터 체질량 산출 방식(BMI)까지 흥미로운 내용이 등장한다. 다양한 수학공식이 등장하지만 수학책은 절대 아니다. 책은 ‘등비수열’의 방정식을 통해 다단계 사기가 어떤 원리로 시작되었는지 보여준다. 등비수열이란 각각의 항이 직전 항에 일정수를 곱한 것으로 이루어진 수열을 말한다.

“찰스 폰지는 1920년 보스턴에서 짧지만 굵은 유명세를 누렸다. 당시 누군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찰리, 자네는 지금까지 살았던 이탈리아인 중 최고의 이탈리아인이야!” 그러자 폰지는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무선전신을 발명한 엔리코 마르코니도 있지 않으냐며 짐짓 겸손 아닌 겸손을 떨었다고 한다.

그에 대한 상대의 대답은 이러했다. 마르코니는 무선전신을 발명했을지 몰라도, “찰리, 자네는 돈을 발명했잖아!”

그랬다. 적어도 한동안은 정말로 그가 돈을 발명한 듯이 보였다. 아니면 돈이 끝도 없이 나오는 화수분을 발견했거나.” (p.184~p.185)

하지만 그의 이름은 ‘폰지 사기Ponzi scheme’라는 다단계 금융사기의 대명사가 되었다. 요즘은 다단계가 흔하게 회자되지만 당시만 해도 그의 사기행각은 전대미문의 대형 사건이었던 것. 폰지 사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합법적인 고수익 사업이 있다며 몇 사람을 꼬드겨 투자금을 받아낸다.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약속에 투자자들이 넘어온다. 정작 투자대상이 될 사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기꾼은 계속 투자자를 모아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투자수익금을 준다. 초기 투자자들이 떼돈을 번다는 소문이 퍼지면, 판이 점점 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더는 추가로 투자금을 모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피라미드는 자체의 무게로 붕괴하고 만다. 방정식으로 풀면 이렇다.

“어떤 폰지 사기꾼에 2명의 최초 투자자가 걸려들었다. 이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려면 4명의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 이들 모두에게 수익금을 배급하려면 8명이 더 필요하다. 그다음 투자자의 수는 16, 32, 64…로 늘어나야 한다. 이렇게 진행하는 수열은 등비수열의 일종으로 (중략) ” (p.185)

이 공식으로 투자자를 구해보면 초기 투자자에서 20세대만 내려와도 투자자 수가 52만 4,288명이 필요하다. 이렇게 황당한 확장세가 전제조건이니 어찌 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외에도 책에는 51가지 방정식이 등장한다. 흥미롭고 신기한 수학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지루할 때 아무 곳이나 펼쳐 읽기에 좋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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