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키덜트'가 뜬다..마케팅 경쟁 '후끈'
어린이날 '키덜트'가 뜬다..마케팅 경쟁 '후끈'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4.2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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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에 지갑여는 아빠·삼촌 공략..화장품·치킨 등 콜라보 제품 출시 잇따라
▲ 라네즈옴므 남성용 화장품

키덜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키덜트(어른아이)는 어린이와 어른의 합성어다. 동심을 잃지 않은 어른을 의미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키덜트 시장 규모는 내수 불황에도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1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도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와 함께 키덜트족을 공략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오픈마켓은 물론 화장품·치킨 등 음식업계도 움직임이 분주하다. 단순한 장난감 판매를 넘어 다양한 전략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 유통업계 너도나도 '1조원 시장' 잡기 경쟁 치열

화장품 회사 아모레 남성브랜드 라네즈옴므는 영화 어벤져스 히어로 디자인을 적용한 ‘라네즈 옴므 어벤져스 컬렉션’ 제품을 5월에 한정 판매한다.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피부 관리법’이라는 타이틀로 아이언맨과 헐크 등의 이미지를 제품에 적용했다. 캐릭터에 따라 제품 사용법이 제 각각이다. 제품 구매시 피규어도 증정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도 드림웍스와 제휴해 쿵푸팬더·슈렉·드래곤 등의 캐릭터를 담은 ‘드림키즈세트’를 5월에 출시한다. 드림키즈세트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을 대상으로 준비한 세트 메뉴다. 세트에는 슈렉과 드래곤 등의 피규어가 포함됐다.

백화점·대형마트·오픈마켓에서도 키덜트 상품 기획전이 한창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판매한 어벤져스 히어로 티셔츠는 20일까지 9만장 이상 팔렸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아트토이' 전시회에는 3만명이 넘게 찾았다. 대부분 20~30대 남성이었다. 판매 장난감 수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입장이 시작되는 오전 10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 3040 어른아이 가치 소비 트랜드 확산

키덜트 시장은 장난감이 대중화된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30~40 남성 소비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피규어· 프라모델·레고·드론 등이 키덜트를 위한 장난감으로 뜨고 있다. 가격은 수 십만원에서 수 백만원에 이른다. 국내 최장수 레고 커뮤니티 '브릭인사이드'의 회원 수는 2만500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다른 레고 커뮤니티인인 레고당과 브릭나라 등도 생겨나고 있다. 

무선전파 유도로 비행하는 드론도 소형화하면서 취미용 장난감으로 탈바꿈했다. 포털사이트에는 드론 동호회가 생겨났고 유통업체들도 드론 판매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드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배에 이르렀다. 주요 구매 계층은 30~40대 남성이다. 이들은 비싼 장난감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는 “키덜트 제품은 옷 등의 필수재를 소비하는 것과는 다른 자기만족을 위한 가치 소비”라며 “이들은 어린 시절에도 가치 소비를 경험한 세대로 어른이 된 후 구매력이 생기면서 이어진 키덜트족의 소비 트렌드는 불황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더 확산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 키덜트 시장 활성화... 주류산업으로 자리잡기엔 역부족

미국과 일본에 비해  국내 키덜트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키덜트를 위한 상품도 일본과 미국 제품이 양분하고 있다. 3040 세대가 어린 시절부터 공유하며 함께 늙어갈 수 있는 제품이 국내엔 없다. 국내 캐릭터는 뽀로로 같은 유아형 제품에 한정돼 있어 키덜트족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LG경제연구원 김나경 책임연구원은 “키덜트족의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키덜트 시장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주류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 캐릭터 산업을 넘어 키덜트 세대 남녀노소가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티핑포인트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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