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로 가는 길…중국 부동산(1)
부자로 가는 길…중국 부동산(1)
  • 함기수
  • 승인 2011.01.1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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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리치]뭐니 뭐니 해도 부동산 만한 것이 없다고들 한다. 땅이 좁고 인구가 많은 우리에게는 누구라도 가슴 절절히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얘기다.

'저장성(浙江省:절강성)출신으로 베이징(北京)대 경영학과나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땅부자.'

최근 반관영 통신인 중국망(中國網)이 발표한 중국 억만장자의 전형이다. 이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시장조사 업체인 후룬바이푸(胡潤百富)의 후룬재산보고서(胡潤財富報告書)에 오른 억만장자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다.

억만장자 중 여성의 비율은 1%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60%정도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었고 출신 대학은 베이징대,칭화대 그리고 상하이의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순이었다. 출신 지역은 역시 저장성,장쑤성,광둥성등 경제 개발이 일찍 시작된 동부와 남부 연안에 집중되어 있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가장 많았고 광산 보유자가 뒤를 이어 중국 부호 대다수는 역시 땅부자임이 밝혀 졌다. 땅이 넓어도 역시 땅만한 것이 없음을 이 보고서는 입증하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가 빠르면 우리는 마치 그 변화가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 진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우리가 중국 땅에 발을 디딘 것이 20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고 중국과 국교를 맺은 것이 20년도 되지 않았으며 중국 주식시장이 겨우 20년 전에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때로 잊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 모든 것이 필자가 중국에 있었을 때 일어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도 마치 오래 전의 일처럼 지금의 변화가 새로울 때가 있다. 중국 부동산 재벌 얘기가 나오니까 중국 부동산 시장이 오래 전부터 있었을 거라고 믿기 쉽다. 그러나 중국에서 주택을 사고 팔게 된 것은 겨우 10년 밖에 되지 않았다.

사회주의 체제는 철저한 배급주의가 원칙이다. 필자가 중국에 진출한 80년대 말,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명절이면 계란과 콜라까지 배급이 나왔었다. 겨울이면 연탄이 공급되었음은 물론이다. 당시 중국을 방문했던 한국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의 월급이 너무 작다고 들 놀랐었는데 사실 그들과 우리의 그것을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다. 당연히 주택 또한 정부 또는 기업의 분배에 따라 이루어 졌다. 공무원들은 정부로부터, 회사 직원들은 기업으로부터 주택을 배급 받았다. 이렇게 배급 받은 주택을, 분배된 집이라고 하여 ‘펀페이팡(分配房:분배방)’이라고 불렀다.

중국 계획 경제 체제의 중요한 사회관리 방식 중의 하나가 단위(單位)체제 이다. 모든 사람들은 이 단위(單位)에 속해있고 이 단위(單位)에 의해서 배급 받고 관리되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속해져 있는 기업이나 기관을 ‘딴웨이(單位:단위)’라고 부른다.

이 체제하에서 주택은 직장과 주거지의 공간적 일치를 특징으로 하는 전형적인 단위체제의 구성 요소였다. 따라서 주택의 상품화는 단위 체제라는 사회관리 방식의 해체라는 의미를 갖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90년 대 말, 아시아의 금융위기와 함께 ‘철의 재상’이라고 불리어 진 주룽지(朱鎔基:주용기) 총리에 의해서 실현되게 된다.

우리가 IMF의 아픔을 온 몸으로 겪고 있을 때 중국 또한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수출이 위축되고 금융분야에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다. 이에 주룽지 총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내수부양 정책을 실시하게 되는데 이중 가장 강력한 내수부양책으로 부동산 시장이라는 카드를 뽑는다. 1998년 그는 주택분배제도의 폐지를 선언하게 된다. 앞으로 주택은 배급이 아니라 시장에서 사야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펀페이팡(分配房:분배방)’에서 살던 사람들도 해당 정부기관이나 기업에 돈을 주고 자기가 살던 집을 사야만 했다. 주택의 소유자가 정부 또는 기업에서 개인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주택거래시장이 생기게 되고 시장이 생기니 수요와 공급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샹핀팡(商品房:상품방)’의 등장이다.

중국의 부자들은 주로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BMW를 타며 187억원 이상이 있어야 부자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서가 있다. 그들은 주로 부동산 가치 상승을 통해 부를 축적했는데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안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은 다른 재화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가치상승을 보였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이 등장한 지 이제 겨우 10년 남짓, 같은 출발선 상에 있었던 대륙의 사람들은, 이 짧은 기간 동안 돈의 흐름을 아는 사람과 이재(理財)에 둔감한 사람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우리들처럼.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함기수 칼럼니스트 / 세계화전략 연구소(www.bestgsi.com )자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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