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먹고 진정합시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냉수먹고 진정합시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 박경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08.11.2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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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개장하자마자 달러당 1,500원에 이르렀고 종합주가지수는 1,000선을 뚫고 내려와 970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코스피지수는 19일보다 38.11포인트(3.75%) 내린 978.71을 나타내 8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었고, 오전 9시23분에는 선물가격의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매의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습니다. 실로 금융시장에 ‘패닉’에 가까운 불안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두 가지 큰 축은 상장기업의 내재가치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입니다. 투자심리는 기술적 분석을 통해 해석되기도 하지만, 외부적인 충격으로 인한 투자심리의 급격한 과열 또는 위축이 주가의 폭락 또는 폭등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아무런 완충장치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폭락과 폭등은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켜 큰 혼란에 휩싸이게 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공황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서킷 브레이커와 사이드카는 폭락과 폭등의 상황에서 잠시 매매를 중단시키거나 매매호가의 효력을 중단시킴으로써 이러한 심리적 공황상태를 방지하고 투자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공통된 역할을 합니다.

다만, 서킷브레이커의 경우 현물시장이 급락한 경우에 발동되어 20분간 매매거래를 중단시키며, 사이드카의 경우 선물시장의 급락과 급등시에 발동되어 5분간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만을 중단한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서킷브레이커

서킷브레이커란 본래 일정 크기 이상의 전류가 흐르면 자동적으로 녹아서 전류를 차단하는 휴즈가 내장된 안전장치, 일반적으로 우리가 두꺼비집이라고 부르는 전기장치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비슷한 의미로 주식시장 또한 심리적 혹은 물리적 충격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심리에 있어 과도한 변화가 생겼을 때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여 주가의 비이성적 흐름을 차단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서킷브레이커는 1987년 10월 하루 만에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22%나 폭락한 블랙 먼데이를 경험한 뉴욕증권거래소가 이후 주식시장의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 12월 주가의 상하 제한폭이 12%에서 15%로 확대되면서 시장 충격에 주가가 취약해 질 것을 우려해 증권거래소가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이를 통해서 종합주가지수(KOSPI) 혹은 코스닥지수가 10% 이상 하락한 상태를 1분간 유지하면, 해당 시장의 모든 종목에 대해서 매매거래를 중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매매거래 중단 이후 20분이 경과되면 거래를 재개하며, 재개한 후에 10분간 호가를 접수하여 단일가격에 의한 개별 경쟁매매의 방법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서킷브레이커는 하루 한번만 허용되며, 행여 발동 요건이 충족된다 하여도 오후 2시20분이 지나면 발동할 수 없습니다.

사이드카

사이드카는 1차 세계대전 중에 대활약을 했던 운전기사 옆에 사격수가 탈 수 있는 특수한 오토바이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독일군은 소규모 전투가 일어나면 어김없이 사이드카를 출동시켜 분쟁을 잠재우는 역할을 했고, 이후 경찰의 오토바이 혹인 경찰차까지 통틀어 사이드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증시에 있어서 사이드카의 역할도 이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미래가격을 의미하는 선물지수가 급변할 경우에 이로 인해 일어날 현물시장의 소란을 잠재우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제도입니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선물의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하며, 발동 후 5분동안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이 정지됩니다. 5분이 경과하면 자동적으로 해제되며, 매매체결은 정상화됩니다. 서킷브레이커와 마찬가지로 오후 2시 20분 이후에는 발동할 수 없으며, 하루 한번에 한해서만 발동할 수 있습니다.

<PB들도 몰래 보는 재테크 상식사전>(미르북스, 2008) 中에서
[박경일 / 미래에셋 분당지점 PB팀장, '재테크 상식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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