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편식은 금물
해외펀드, 편식은 금물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6.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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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우리나라 증시와 이머징 마켓의 증시가 엇갈린 한 해였다. 극명한 예로 작년 1년 간 우리나라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은행예금 금리도 못 따라잡는, 말 그대로 ‘코스피의 굴욕’이었으나 중국관련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50%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 해외펀드로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은 이러한 트렌드를 읽은 각 운용사들의 신규상품 봇물과, 타이밍 맞게 처리된 해외주식양도 차익 비과세 법안통과에 힘입어 순풍에 돛 단 듯 거침없는 해외로의 자금 러쉬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실 진정한 해외투자의 황금기는 90년대였다. 1990년대는 10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 각각 50%씩 투자했을 시 우리나라에서 얻은 수익보다 300% 이상의 수익을 더 낼 수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해외투자가 유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은행에서 일단 해외투자에 대한 인프라를 잘 갖춰놓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당시 국내 은행 금리는 현재 보다 훨씬 높았고 잦은 급등락으로 인해 주식에 배신당한 국민들이 부동산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있던 시기여서 해외로의 투자는 거의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해외투자 시대를 맞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을 보면 아직까지도 이머징마켓(브릭스, 중국, 인도, 동유럽, 동남아, 중남미)에 대한 ‘쏠림현상’이 지나친 편이다. 물론 그나마 올해 초 중국시장의 조정과 인도시장에 대한 차익실현 등으로 인해 작년보다는 이머징 마켓 비중이 감소하였으나 아직도 큰 원칙 없이 ‘고수익 따라잡기’ 와 ‘위험관리’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모습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렇게 과거 수익률만을 보고 특정국가로 돈을 몰아 나가는 ‘시류 따라가기’ 식의 해외투자는 절대 바람직하지 못하다. 즉, 현재 해외투자의 규모는 크게 증가했으나 소수국가에 투자가 집중됨으로 인해 국내 주식에 대한 체계적인 대안이 되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만약 이머징 마켓 위주로의 투자만을 감행하고 있다면 선진시장을 편입시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펀드, 유럽펀드, 일본 펀드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역사적 평가를 볼 때 선진국 시장은 10% 대의 낮은 위험(변동성)을 나타내고 있으나 러시아, 브라질 등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위험은 이에 비해 최대 3배 이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즉, 같은 ‘위험’ 수준을 놓고 비교해 보면 일본을 제외한 다른 선진시장(미국, 영국, 분산투자)의 경우 위험 단위 당 수익은 이머징과 거의 흡사한 수준이라 의미이다.


세계는 넓고 투자할 곳은 많다. 하지만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에게 ‘고위험 고수익’ 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고위험 고손실’ 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 않음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최성우 포도에셋 재무컨설턴트]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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