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이승섭 기자] 주식을 팔면 다음 거래일에 매도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증권시장 결제주기를 하루 앞당기는 방안이 2028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된다. 제도 시행에 앞서 투자자가 매도대금을 미리 빌려 쓰는 매도대금담보대출의 금리가 낮아져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금융투자협회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초안'을 내놓았다. 기존에 추진해온 결제주기 단축의 세부 과제와 단계별 준비 일정이 담겼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주식을 매도하면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뒤에 대금을 받는다. 결제주기를 T+1일로 단축하면 다음 영업일에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주식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도 같이 전환한다.
이는 지난 3월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유럽 등의 결제주기 단축 일정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방향이 제시됐던 것보다 준비기간이 길어졌다. 유럽은 내년 10월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금융회사와 외국인투자자의 시스템 개편과 업무체계 정비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서다.
로드맵에 따르면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은 내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할 예정이다. 금융회사와 외국인투자자는 2028년 1·4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개편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일정표상 2028년 2~4분기에 통합테스트를 진행한다. 최소 6개월 동안 매매체결부터 최종 결제까지 시스템 연계 기능과 장애 대응능력 등을 점검한 뒤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유관기관들은 2028년 중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최종 시행 시기는 업계 준비 상황과 아시아 주요국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제도 전환 전 투자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을 출시한다. 주식을 판 투자자가 결제일 전에 매도증권을 담보로 대금을 빌려 쓰는 상품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금리는 연 7.5~10% 수준이다.
그동안 매도대금담보대출은 대출기간이 1~2일로 짧고 거래소의 결제이행 보증으로 상환 재원이 사실상 확보돼 위험이 낮은데도 금리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한 결제주기 단축 공개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증권금융이 증권사에 예탁금 운용이율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증권사는 이를 재원으로 투자자에게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날 먼저 출시하고 키움증권은 오는 20일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관기관들은 금리를 연 5% 중·후반대로 낮추고 취급 증권사를 12곳으로 확대할 경우 투자자 전체의 연간 이자비용이 150억 원 줄 가량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결제업무 자동화도 추진한다. 예탁결제원은 자체 시스템 개발과 미국 예탁결제기관인 DTCC의 거래정보 매칭 시스템 연계를 통해 외국인투자자의 결제업무를 12단계에서 5단계로 간소화할 계획이다. 기관투자자의 유동성 부담을 덜기 위해 결제일 장중 거래증거금 재산출과 결제대금 분할결제 허용 등도 추진한다.
아울러 미수거래 투자자의 대금 납부 시한도 T+2일에서 T+1일로 앞당겨진다. 미수금을 갚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반대매매 시점도 T+3일에서 T+2일로 빨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