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이승섭 기자] 지난달 줄어든 청년층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정보통신업과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 이른바 '인공지능(AI) 고노출'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과 제조업 위주였던 청년층 고용 감소세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모양새다.
16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7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작년 동월 대비 19만1362명 감소했다.
이 중 정보통신업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7만4517명 줄었다. 이는 마이크로데이터 온라인 분석이 가능한 2014년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청년 취업자 역시 2만3640명 줄었다. 두 업종에서 감소한 청년 취업자 수는 9만8157명으로, 7월 전체 청년층 취업자 감소분의 51.3%를 기록했다.
정보통신업은 출판업, 우편·통신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을 포함하는데, 대표적인 AI 고노출 업종으로 꼽힌다. 연구개발업과 법무·회계·세무·컨설팅 등 전문서비스업이 포함된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7월 기준 청년 고용 시장에서 정보통신업(5.2%)과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6.5%) 취업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11.6%인데, 이들 두 업종에 취업자 감소세가 집중된 셈이다.
연령과 산업을 교차한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은 표본 오차가 클 수 있어 절대적인 규모보다는 전반적인 추이를 중심으로 볼 필요가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는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전통 대면 산업이 주류를 이뤘다.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은 통상 청년 고용 시장에서 취업자 수 1·2위를 기록하는 산업이다. 작년 한 해 전체 청년 취업자 수 감소분의 67.5%가 이 두 업종에서 나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른 양상이다. 정보통신업과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의 감소분 비중이 지난 2월 65.6%까지 치솟았다. 3월에는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의 취업자 감소 폭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면서 33.1%로 낮아졌다가 이후엔 40%대를 유지했고 7월엔 더 올라갔다.
정부는 두 업종에서 취업자가 지속해서 늘어온 데 따른 일시적 조정 효과일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번 감소세를 AI의 영향으로 단정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AI 확산에 따른 고용 변화가 청년층에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우려는 청년층이 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에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한다는 분석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행이 작년 2월 발표한 'AI와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저연령층은 교육 수준의 차이 등으로 인해 고연령층보다 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일자리 중 절반 이상인 51%가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여성, 청년층, 고학력·고소득층에게 AI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의 대책으로 "교육 및 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