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서 우러나오는 빛의 숨결’ 박현주 영은미술관 특별 기획전
‘화폭에서 우러나오는 빛의 숨결’ 박현주 영은미술관 특별 기획전
  • 임채연 기자
  • 승인 2026.06.08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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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9월 6일 ‘빛의 현존 Light’s Presence‘전

'저 내면 깊은 곳으로 부터의 위로의 울림' 시각화
박현주 작가 작품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오랜 시간 ‘빛과 색’이라는 회화의 근원적 화두를 붙잡고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 온 박현주 작가가 20일부터 9월 6일까지 영은미술관에서 특별 기획전 ‘빛의 현존 Light’s Presence‘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00년 이후 금박을 매개로 빛의 외연을 넓혀온 반입체 작업 ’Inner Light‘와 ’Light Monad/ 시리즈부터, 물감의 중첩을 통해 물질과 시간의 궤적을 담아낸 최근의 평면 캔버스 작업 ‘빛 그림 Into Light’ 시리즈까지, 작가의 20여 년에 걸친 예술적 여정을 총망라하는 자리다.

박현주의 작업은 “나는 어디로부터 왔는가?”라는 묵직한 존재론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존재의 뿌리를 더듬는 여정은 자연스럽게 회화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인 빛과 색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고, 작가는 이를 통해 물질 너머 심연에 맞닿아 있는 내면의 풍경을 길어 올린다.

그의 초기 반입체 작업이 사각 오브제와 금박, 안료를 통해 빛의 반사를 극대화하고 ‘빛과 공간’의 역동성을 실험했다면, 최근의 평면 작업은 보다 깊고 은은한 ‘시간의 숨결’을 품고 있다. 연작의 제목이기도 한 ‘빛그림’은 단순히 빛을 재현한 결과물이 아니라, ‘빛을 그리워하다’라는 마음의 결을 담은 고백이다. 작가에게 빛은 언제나 부재와 결핍으로부터 피어나는 애틋한 그리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그리움을 담아내는 그릇은 작가가 직접 제작한 ‘수성 바탕지(ground)’다. 스며듦과 퍼짐이 용이한 이 바탕지는 모든 생명을 잉태하는 대지이자 흙이며, 모든 것을 넉넉히 품어 안는 어머니의 품을 닮았다. 작가는 캔버스라는 대지 위에 물감의 씨앗을 뿌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 그것이 스며들고 쌓이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본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빛이 철저히 ‘어둠’을 통과하며 증명된다는 사실이다. 하얗게 비어 있던 백색 바탕지 위로 검은 물감층이 두껍게 덮이고, 다시 그 위로 점진적인 색의 레이어가 쌓여가면서 화면은 서서히 밝음을 향해 나아간다. 이 지난한 붓질의 과정은 그 자체로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가는 숭고한 구도의 여정과도 같다. 시간의 층위가 두터워질수록, 역설적으로 화면은 어둠을 걷어내고 투명한 빛의 숨결을 드러낸다.

박현주 작가는 단순히 빛을 흉내 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빛이 우리 앞에 살아 숨 쉬는 ‘현존’의 순간을 캔버스 위로 불러낸다. 색채의 층위가 만들어낸 고요한 매개의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물질을 넘어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내적인 빛의 위로를 경험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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