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3월 20일 금산갤러리 개인전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김근중 작가의 개인전 ‘Natural Being- There or Here(존재-그곳 혹은 이곳)’가 27일부터 3월 20일까지 금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40여년간 작업 변천사를 일부 엿볼 수 있는 전시이다. 작가가 도전한 다방면의 실험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색채추상과 단색화 그리고 드로잉 위주로 선보인다. 작가가 탐구해 온 존재의 의의와 정체성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회화와 드로잉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단색화에서는 작가가 계속해서 고민해 온 ‘존재’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하이데거가 "존재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존재 자체를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고 한 말처럼, 작가가 존재에 대해 인식한 그 순간부터 화폭에 담아낸 무수한 작품들은 그가 긴 시간 동안 고민을 거듭함에 따라 더 심도 있는 존재 성찰에 대해 그려낼 수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석고붕대를 캔버스에 빈틈없이 감아 돌가루 혹은 진주빛 안료를 균일하고 섬세하게 바르고 갈고닦아내어 얇게 만든다. 이 작업은 긴 인내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과정 자체가 수행성이 크다. 근저에는 귀장역(歸藏易)이 자리하고 있다.
“귀장(歸藏)은 삼역(三易)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夏)나라 때는 연산역(連山易), 은(殷)나라때는 귀장역(歸藏易), 주(周)나라때는 주역(周易)인데 연산역과 귀장역은 사라지고 주역만 전해내려오고 있다. 연산역은 산을 중심으로 역경을 만들고, 귀장역은 땅을 중심으로 만든 역이고, 주역은 하늘을 중심으로 만든 역경이다 (명리학 교수 김동완 주). 세상의 모든 것을 품어주는 땅은 우리가 생겨난 곳이며 우리가 돌아갈 자리다. 세상의 모든 것이 땅에서 낳아 땅으로 돌아간다. 좋은 것은 돌아가고 나쁜 것은 남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으므로 원래로 돌아가도록 품어줄 뿐이다. 나의 단색화는 물론 여러 가지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귀장론이 나는 좋다. 나의 작품은 만법이 귀장중인 상태를 표상한다하겠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간다 할 때, 그 하나는 하나, 둘, 셋, 넷 중의 하나에 속하지 않는다. 그냥 하나라는 말일 뿐뿐이다.
김근중 작가가 선보이는 색채추상 작업들에서는 강렬한 붓터치와 비정형적인 색면들이 ‘미와 추’를 넘나들며, 화사하고 밝은 색상만을 사용하기를 거부한다. 사람들이 흔히 선호하는 색들과 대조되는 어둡고 음울한 색과의 조화는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깨부수며, 새로운 색채적 바탕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도전하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또 드로잉을 단순한 밑그림으로 보지 않는다. 독립적인 회화적 언어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드로잉을 통해서도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단순한 습작에서 나아가 드로잉 자체에서도 회화적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한 벽면을 가득 채우게 된다.
“ 일반적으로 드로잉은 시각적 소재를 대상으로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소재 역시 내면의 주관적 미적 판단과 그에 따른 감성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무형적 형상 또한 소재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시각적 형상뿐만 아니라 청각, 비각, 미각, 촉각 등도 충분히 그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대상으로 드로잉을 하는 것이 닫힌 감성을 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작가가 시도하는 다양한 양식의 작품 작업 방식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김근중 작가의 노력의 산고이자,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본인이 고수해 온 방식까지도 탈피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예로부터 예술은 고정된 형태나 규범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미학적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김근중 작가의 작업 방식은 예술이 계속해서 나아갈 방향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닫힌 감성을 열어가는 수문장이고 싶다는 김근중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대만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중국미술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해석을 결합하며, 구상과 추상, 동양적 미학과 서양적 형식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물리학에서의 양자역학적 발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