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취약..."직원들은 무슨 죄" 의견도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작년에 적발된 ‘3000억 원대 횡령 사건’ 여파로 BNK경남은행이 이미 지급한 3년 치 성과급을 환수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의 범죄와 은행의 내부통제 실패를 연대책임화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2021~2023년 직원들에 지급된 성과급 중 이익배분제·조직성과급·IB조직성과급에 대해 환수하기로 의결했다. 횡령사건으로 인한 손실을 재무제표에 수정 반영한 결과 이익이 크게 줄어들면서다. 당초 560억 원 상당으로 알려졌던 횡령규모는 추가 수사가 진행되면서 3000억 원대로 늘어난 바 있다.
이후 경남은행은 지난 3월 횡령 손실분을 반영한 2021~2023년 재무제표를 수정 의결했다. 경남은행 이사회는 당기순이익 등 성과급 책정 기준이 되는 수치가 변했을 경우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초과지급된 성과급을 회수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도 받았다고 한다. 경남은행의 수정 재무제표는 현재 금융감독원이 회계 감리 중이며, 최종적으로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통해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횡령금액이 아닌 피해금액은 595억원이며 순손실 금액은 441억원으로, 손실금액을 21년도부터 23년도까지 나눠서 반영하게 됐다"며 "외부 법률검토 결과 법률적인 측면에서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있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개인의 횡령 사건을 모든 직원이 연대 책임지는 모양새라는 점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성과급 환수가 당연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직원들은 무슨 죄", "해외토픽에나 나올만한 일"이라는 반응 등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을 비롯해 주요 횡령 사건을 놓고 전문가들은 내부통제제도의 취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2월 자본시장연구원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무화의 횡령·배임 예방효과'(이상호 연구위원, 정태진 IE 대학교 교수, 강창희 중앙대 교수) 연구보고서는 2021년 오스템임플란트 횡령(2215억 원), 2022년 계양전기(245억 원), 2022년 우리은행(614억 원) 등 주요 횡령 사건은 전반적으로 내부통제 제도의 무력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횡령 사건의 경우 순환보직의 미실시, 실물계좌 미확인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남은행 노조의 경우 이번 성과급 환수 방침이 알려지자 즉각 반발하면서 법률 대응 가능성도 시사하고 나섰다. 경남은행이 계획 중인 3년치 성과급 환수 대상은 기존에 성과급을 지급받았던 2200명 모든 직원이다. 환수 예정액은 1인당 100만∼2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BNK금융지주 소속 직원 100여명에 대해서는 올해 환수 절차가 완료됐다.
현재 은행 측은 노조 설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계속 노조의 이해를 구하고 설명하고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과급 환수 대상에 퇴직 임원 등을 포함할건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 방법은 정해진 게 없다. 아직까지 재무제표도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9월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경남은행 전 투자금융부 직원 이모씨는 15년간 PF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2009년 5월부터 2022년 7월 기간 중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사업장에서 77회에 걸쳐 횡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