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거센 여풍…씨티·수협·토뱅에 KB·신한까지
은행권 거센 여풍…씨티·수협·토뱅에 KB·신한까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3.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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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위주의 조직문화가 강한 금융권서 눈길
사진=금융위원회(위), 각 사(아래) (왼쪽부터)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권선주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윤재원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은행권에 예년보다 거세진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과 강신숙 Sh수협은행장에 이어, 사상 첫 인터넷전문은행장인 이은미 토스뱅크 신임 대표가 임기를 시작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나란히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전날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 열고 이은미 전 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를 2026년 3월 말까지 임기 2년의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토스뱅크 준비법인부터 지난 3년간 토스뱅크의 출범과 성장을 이끌어온 홍민택 대표의 후임 인사다.

1973년생인 이 대표는 서강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과 런던 비즈니스스쿨, 홍콩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HSBC 홍콩 상업은행 CFO(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총괄), HSBC서울지점 부대표,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CFO 등을 지낸 이력이 있는 재무전문가다. 

이로써 국내 네 번째 여성 은행장,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사상 최초로 여성 은행장이 탄생하게 됐다. 현직 은행장으로서는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과 강신숙 수협은행장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은행장이다. 

국내 역대 두 번째 여성 은행장인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여성 은행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작년 10월 연임에 성공, 2026년 10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재선임 당시 유 행장은 수익모델의 전략적 재편,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 실행, 기업금융 역량 강화 등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여풍은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에서도 거세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2014년~2016년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을 지냈던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지난 22일 선임했다. KB금융지주 설립 이래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이 탄생한 것이다. 

또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올해 이사회 의장으로 윤재원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출했다. 이는 2010년 당시 신한지주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전성빈 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를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이후 약 14년 만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고, 우리금융지주도 이은주 서울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 이사진 가운데 여성 이사 수는 KB·신한 각 3명, 하나·우리 각 2명으로 작년 총 7명에서 올해 총 10명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여풍당당'은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가 강한 금융권에서 눈길을 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은행지주·은행(이하 은행) 지배구조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에서 국내 은행은 선진국 금융회사 대비 최근 강조되고 있는 젠더 다양성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도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 여성 임원이 적다는 질문에 "IMF 위기, 금융위기 위기 때 많이 퇴직했고 이후에도 의사결정 구조도 남성 위주로 돼 있어 경력관리 이런 부분에서 (승진이) 뒤처져 있다"며 "현장에서 인재풀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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