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MM·LP 초단타매매 공매도" 성토…금감원 "의혹 점검"
개미 "MM·LP 초단타매매 공매도" 성토…금감원 "의혹 점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3.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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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토론회
이복현 금감원장 직접 참석해 소통,
증권사 등 시장교란 의혹 제기에 조사 시사
개인투자자-업계 인식 차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13일 오전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 사진=화이트페이퍼<br>
13일 오전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공매도 금지 조치 예외 대상인 시장조성자(MM)나 유동성공급자(LP)가 시장교란을 일으킨다는 개인투자자 성토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3일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작년 12월 상황을 점검했지만, 지금 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점검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특히 최근 사례나 별도로 지적하시는 것과 관련해 다시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들이 MM, LP 증권사에 의한 시장교란과 DMA(직접전용주문선)를 이용한 알고리즘 거래 초단타매매 의혹을 제기하자 나온 이 원장의 답변이다. 

이날 공매도 토론회는 금융당국 수장이 처음으로 직접 개인투자자를 만나 공매도와 관련해 소통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에는 일명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를 포함한 개인투자자 30여명과 학계와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슈카' 전석재씨가 사회를 맡았다. 

앞서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6일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예외적으로 차입 공매도가 허용되는 MM과 LP, 운용사들이 시장교란했다고 의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순혁 작가는 "작년 12월 허위 기사로 L사라는 특정 종목의 장중 시총이 2800억 증발했다. 주식선물 옵션 사건거래 의혹이 제기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MM, LP가 불법 공매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산운용사와 결탁해 LP가 공매도를 할 때 가격을 교란하는 그 행위가 불법이고 부정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금감원이 조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도 "LP의 공매도가 시장교란의 주범 아니냐"고 공매도 비중과 금액이 많은 종목에 대한 금감원의 특별조사를 요청했다. 

정 대표는 "공매도 금지와 주요국 주가의 고공행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 세 가지 호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아직도 2600선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들을 종합하면, 이전에 한국거래소 등에서 열었던 여타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개인투자자와 업계의 인식 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업계에서는 ETF LP 역할상 헤지 수단 목적의 공매도는 불가피한 구조이고, 불법적이고 부적절한 차입 공매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사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맞섰다. 

정병훈 NH투자증권 패시브솔루션부문장은 "ETF LP 공매도는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것과 다르게 투자자가 좋은 가격의 ETF를 매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또 당사를 포함해 대부분 LP 증권사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시스템상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차입공매도를 통한 헤지가 불가해지면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가 벌어지는 괴리율이 커지면서 ETF 상품성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과 시장 전반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ETF 운용사는 괴리율이 낮은, 좋은 ETF를 제공하기 위해 ETF LP의 헤지 수단을 고려해 상품을 기획하고 설계한다"며 "공매도 제한에 따라 유동성이 저해될 경우 ETF 상품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 재점검 내지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MM에 의한 공매도는 사실상 작년 11월 6일 이후로 한 번도 지금 주문이 나온 적이 없다"며 "LP에 의한 공매도는 현장점검 당시 불법 행위가 적발되지 않았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 부분이 있어 나중에 그 부분은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 사진=화이트페이퍼
13일 오전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 사진=화이트페이퍼

앞서 금감원은 작년 11월 6일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LP에 의한 공매도 거래증가 의혹이 제기되자 10영업일간 공매도 거래량 상위 등 6개 증권사(미래에셋·한투·NH·신한·메리츠·BNK)를 상대로 현장점검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점검결과, 무차입 또는 헤지 목적 외 불법적 공매도는 없었고, 신한투자증권으로 알려진 ◯◯증권이 여러 불법 공매도 의혹의 주체라는 루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금감원은 확인했다. 

통상 LP는 투자자의 원활한 ETF 거래를 위해 시장에 매수·매도 호가를 제공한다. 매수호가 제출시 ETF를 매수하게 되고, ETF 보유로 인한 가격변동 위험을 헤지할 목적으로 ETF에 편입된 주식에 대해 공매도를 한다. 

다시 말해, ETF LP가 유동성 공급하는 과정에서 헤지를 위해 현물주식을 공매도 해야 하는 불가피성에 따라 공매도 거래 금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황 부원장보는 개인투자자가 오해할 법한 공매도 금지 이후 공매도 잔고 증가에 대한 설명도 전했다.

이는 해당 잔고가 나타내는 수치가 공매도 순보유잔고이기 때문이다. 

가령 투자자 A가 1만주를 차입했고 현재 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5천주로 계산되는데, 여기서 보유주식 5000주를 팔게 되면 차입주식 수는 늘지 않았지만 공매도 잔고는 1만주로 늘게 된다. 

금감원은 증권업계의 내부통제 강화도 당부했다. 

황선오 부원장보는 "그동안 불법행위가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강화내 나갈 예정이다"며 "증권업계에서도 자체적으로 ETF LP의 공매도 부분 적법성에 대해 내부통제를 계속 강화해 주시길 일단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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