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갈래?”…증권사, 미국서학개미 쟁탈전
“미국 갈래?”…증권사, 미국서학개미 쟁탈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3.04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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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미국주식 순매수액 2조 육박
보관액은 약 96조원 전고점 돌파
업계 “무료 수수료 혜택 등 퍼주기 경쟁 치열”
2020년 1월~2024년 2월 미국주식 월별 거래대금과 순매수액.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취합)
2020년 1월~2024년 2월 미국주식 월별 거래대금과 순매수액(단위:미화 백만달러)(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취합)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미국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 군단' 유치전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주식 수수료 마진이 완만한 하락 추세를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 한달 순매수 美 금리인상 직전 수준까지↑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2월)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순매수 금액은 14억7411만달러(약 1조9631억원, 원·달러 환율은 해당 월의 평균 1331.74원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순매수 규모가 1287만달러(163억원, 월평균 환율 1270.74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만1000% 넘게 급증한 수치다. 월별 거래대금(매수+매도)도 1월 301억달러, 2월 312억달러(약 41.5조원)로 연초 이후 두 달 연속 300억달러선을 넘겼다.  

두 수치 모두 아직 전고점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던 2022년 6월 직전 달인 5월(18억6023만달러·약 2.3조원, 월평균 환율 1269.88원) 이후로는 가장 많다. 

미국주식 월별 거래대금과 순매수액 전고점은 각각 2021년 2월의 468억2755만달러(약 52조원, 월평균 환율 1111.72원)와 2021년 1월의 45억3227만달러(약 4.9조원, 월평균 환율 1097.49원)였다. 전체 외화주식에서 미국주식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월 94.1%에서 2024년 2월 95.4%로 늘었다. 

미국주식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거래대금 대부분이 개인의 '직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국내 투자자가 보유 중인 미국주식의 평가액을 나타내는 보관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721억6140만달러(약 96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결제건수도 두 달 연속 90만건을 돌파했다.

2020년 1월~2024년 2월 미국주식 월별 보관금액(왼쪽)(단위:백만달러), 월별 결제건수(단위:건).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취합)

■ ‘수수료 황금알’ 옛말?..거친 이벤트 

서학개미가 돌아오는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은 점유율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주식 매수 수수료 0원 경쟁, 환율우대 등을 통해서다. 통상 미국주식 거래수수료는 온라인 기준 0.20~0.25% 수준으로 국내주식보다 한자릿수 이상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전 고객 미국 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도 신규나 휴면고객에게 매수 수수료 0원 내지 준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율우대, 해외주식 대체 입고 시 지원금 제공 등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집행 중인 증권사들도 있다.

업계에선 혜택 경쟁이 과열되며 '제살깎기' 우려도 없지만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증권사 외화증권 거래금액 합계는 약 419조원, 수수료 수익은 547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 수준 감소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대비 수수료 비율은 2020년 9 0.20%에서 2023년 9월 0.13%까지 하락했다. 업계 순위 1~10위는 키움·미래에셋·삼성·토스·NH투자·한투·신한·KB·대신·카카오페이증권 순으로, 전체의 96.9%를 차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은 해외주식 무료 수수료 경쟁이 많이 치열하다. 국내주식처럼 해외주식도 치열한 경쟁속에 수수료가 많이 내려갈 것"이라며 "이제 단순한 주식 위탁매매보다는 고객을 유치해서 크로스 세일링, 예를 들어 펀드나 랩, 연금 등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AI 주도주 열풍 어디까지 '갑론을박'도 

올해 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트렌드가 급부상하면서 일명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나 'AI5(MS, 엔비디아, TSMC, AMD, 브로드컴)' 등이 주도주로 주목받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벤치마크 중 하나인 미국 S&P 500 지수에서 시총 1위 기업은 산업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핵심주체인데, 그 예로 90년대 잭웰치의 GE, 유가 100불 시대의 엑슨모빌, 스마트폰 혁신의 애플이 각 시대를 이끌어왔다. 지금은 오픈AI와 함께 새로운 기술 생태계를 만든 MS가 시총 1위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현지시각 블룸버그는 AI 열풍으로 주가 급등한 엔비디아가 테슬라처럼 폭락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며 “2021년 최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엔비디아 투자자들을 냉정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료=서울외국환중개 갈무리
자료=서울외국환중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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