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투자자에게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제공"[취임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투자자에게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제공"[취임사]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2.15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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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산 본사에서 취임식
정 이사장 "거래소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 실현해 나갈 것" 포부
 
한국거래소는 15일 부산 본사(BIFC)에서 제 8대 정은보 이사장(사진)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사진=한국거래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정은보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5일 취임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BIFC)에서 열린 8대 이사장 취임식에서 "한국거래소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 ▲투자자에게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제공 ▲거래소의 새로운 성장 기반 확보 3가지 방향에 역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이사장은 우선 "그간 설비, 기계와 같은 물적자본이 가치 창출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AI(인공지능), 바이오 등 지적자본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우리 자본시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가 한국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체질개선 일환으로 이달 도입을 예고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언급하고, 거래소 내 전담조직 상설화와 상장기업들과의 소통 강화 등의 구상을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정부와 함께 마련 중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기업 스스로 생산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문화의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공을 위해서는 거래소가 중심을 잡고 뚝심있게 추진해나가야 한다"며 "거래소는 전담조직을 상설화하고 상장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함으로써, 기업의 밸류업 노력이 단기적인 호응에서 끝나지 않고 중장기적인 기업문화로 뿌리내리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자 신뢰 회복 의지도 내비쳤다. 정 이사장은 "기업공개(IPO) 단계부터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 상장심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고, IPO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공매도 전산화 지원, 불법 공매도 감시 노력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도 강조했다. 그는 "거래소는 시장참여자들이 부담하는 수수료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수료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독점 이익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하겠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내년 거래소의 부산정착 20주년을 계기로 '부산 3.0 시대'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부산 금융중심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부산에 정착한 금융기관들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이사장은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행정고시(28회)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 보험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국장급)을 거쳐 2013년 기획재정부 차관보, 2016∼17년 증권선물위원장, 2021∼22년 금융감독원장을 지냈다. 이날부터 임기는 3년이다. 

다음은 정은보 8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의 취임사 전문이다. 

Ⅰ. 취임 소감
 
한국거래소 임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자본시장의 핵심 기관인 한국거래소에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본시장을 운영해 주신 전임 손병두 이사장님과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Ⅱ. 경제 및 자본시장의 변화

지난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성은 심화되었습니다. 각국의 경제정책도 동조화되었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G2 간 갈등, 여러 지정학적 분쟁은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산업구조적 측면에서는, 그간 설비․기계와 같은 물적자본(physical capital)이 가치 창출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AI․바이오 등 지적자본(intellectual capital)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급속한 저출산과 고령화에서 오는 인구 구조적 문제, 내수산업 정체로 인한 低성장 기조도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본시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Ⅲ. 향후 한국거래소 비젼

임직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한국거래소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실현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함은 물론, 경제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미래상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은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 하고 투자자는 “공정한 수익 기회”를 얻도록 하는 한편, 자본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미래 성장”의 밑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저는 다음 세 가지 방향에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첫째,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거래소는 정부 등과 협력하여,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들을 꾸준히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기업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우리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 해소는 불가능합니다. 정부와 함께 마련 중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기업 스스로 생산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문화의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성공을 위해서는, 거래소가 중심을 잡고 뚝심있게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상장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과 투자자와의 활발한 소통을 지원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면밀하게 마련하여 제공하겠습니다. 거래소는 전담조직을 상설화하고 상장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함으로써, 기업의 밸류업 노력이 단기적인 호응에서 끝나지 않고 중장기적인 기업문화로 뿌리내리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코스피․코스닥․코넥스 각 시장별 정체성을 확립하여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신종증권시장, 기업성장집합기구(BDC) 등 효율적 자금중개를 위한 플랫폼 도입으로 글로벌 경쟁력 기반도 확충하겠습니다.

둘째, 투자자에게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법과 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시장관리를 통해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해야 합니다. 먼저, IPO 단계부터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상장심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고, IPO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공매도 제도 개선 또한 신뢰 회복의 일환입니다. 공매도 전산화 지원, 불법 공매도 감시 노력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나가겠습니다. 지능화된 신종 불공정거래의 확산에 대응하여 시장감시 조직․인력도 대폭 확충하겠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투자자와 국민에게 자본시장을 통한 공정한 자산 형성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습니다. 데이터는 산업화 시대의 석탄, 석유와 같이 산업 발전의 촉매 역할과 함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매개체입니다. 데이터․인덱스 사업 조직을 개편하여 비즈니스 역량을 높이고, 이를 통해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습니다. “ETP 신상품” 개발, “FICC 파생상품” 라인업 확충, 탄소배출권 시장 육성 등을 통해, 탄탄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부산 지역사회와도 성장을 위한 협업에 앞장서겠습니다. 내년 거래소의 부산정착 20주년을 계기로 “부산 3.0 시대”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부산 금융중심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부산에 정착한 금융기관들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Ⅳ. 맺음말

임직원 여러분! 논어 학이편에 “學則不固(학즉불고)”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르게 배우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좁은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랍니다. 우리 거래소가 시대적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와 포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적극적이고 수평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먼저,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적극 “소통”해 주십시오. “금융투자 업계”와의 소통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계기가 되고, “투자자”와의 소통은 우리 증시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소통은 한국거래소가 시장참여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기관이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하여야 합니다. 우리 거래소는 시장참여자들이 부담하는 수수료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수료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독점 이익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조직 내부의 “수평적인 소통”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종전의 “계층적 구조”에서 “네트워크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거래소도 이러한 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노사 관계 역시 상호 협력하고 소통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아가야 합니다. 저도 ‘눈과 귀’를 항상 열어 두고 임직원 여러분들과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가 다 함께 노력한다면,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그리고 한국경제 성장의 핵심으로 우뚝 서는 한국거래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길을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큰 기쁨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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