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재발…장남 조현식, MBK파트너스 손잡고 공개매수
'형제의 난' 재발…장남 조현식, MBK파트너스 손잡고 공개매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2.05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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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 매수 목표
공개매수 성공시 지분 50% 넘어 경영권 확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일반주주 지분 최대 5187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공개매수에 나섰다.

조 고문은 조양래 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현재 그룹을 이끄는 조현범 회장은 차남으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는 분석이다. 조 고문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SPC)인 '벤튜라'는 이날부터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1931만5214∼2593만4385주)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개매수를 두고 시장에서는 차남 조현범 현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장남 조현식 고문이 PEF와 손잡고 경영ㆍ소유권 탈환에 재도전하는 모양새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개매수자는 한국앤컴퍼니의 주요주주인 조 고문과 그의 누나인 조희원 씨와 지난달 30일 공개매수 및 보유주식에 대한 권리행사와 관련해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벤튜라는 2조3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스페셜 시튜에이션스(MBKP SS)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사내이사이고 조현식 고문과 조 회장의 누나이자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가 특수관계인이다. 

조현식 고문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18.93%, 조희원 씨는 10.61%로 현재 두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29.54%다. 공개매수자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수량인 발행주식총수의 20.35% 이상만 확보한다면 매수자 측은 자기주식(자사주) 제외한 한국앤컴퍼니 의결권을 50% 이상을 획득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수단가는 주당 2만원이다. 전날 종가 1만6820원보다 18.9%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총투입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경영권 분쟁 소식에 전장보다 29.9%(5030원) 오른 2만18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형제의 난'은 지난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불거진 경영권 분쟁이다. 당시엔 조양래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블록딜 형태로 현 조현범 회장에게 몰아주면서 분쟁이 시작됐다가 조현범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그룹 회장에 선임되며 분쟁이 마무리됐다.
 
다만,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 보유한 현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은 2019년 뇌물 수수 혐의로 실형을 산 데 이어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과 배임,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최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고 있다. 
 

MBKP SS 관계자는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최대주주의 횡령, 배임 이슈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일반주주들의 요구를 이사회에서 원활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영권을 확보한 후 최우선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업지배구조와 컴플라이언스 체계 확립 및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울러 본 공개매수는 대상회사 주식의 거래량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환금성 제고의 목적도 가지고 있다"며 "대상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을 제외한 소수주주 보유 지분 전체를 공개매수 대상으로 하는 만큼,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관계 법령에서 요구되는 경우 대상회사가 상장폐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개매수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공매매수자 측의 최대 공개매수 결제에 필요한 5187억원과 매수수수료 최대 23억원 등을 합한 약 5210억원이 차입금 없이 자기자금으로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기예치된 상태다. 
 
공개매수 종료일인 이달 24일은 일요일인 관계로, 공개매수에 응하려는 한국앤컴퍼니 주주는 이틀 전인 22일까지 공개매수 사무취급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주식 매각을 신청해야 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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