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NK금융 빈대인호, 금융권 첫 개인주주 대상 대면 IR 열어
[단독]BNK금융 빈대인호, 금융권 첫 개인주주 대상 대면 IR 열어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8.28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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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금융센터서 개인주주 IR 개최... 고객 신뢰 회복 위한 조치로 해석
경남銀 횡령사고 이후 현안소통 추진 눈길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4일 긴급 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BNK금융그룹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BNK금융지주가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개인주주만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 주주 친화적인 선진적 행보이지만 자회사인 경남은행이 이달 들어 최대 1000억원 혐의를 받는 거액 횡령, 불법 차명거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등 금융 사고를 쏟아낸 이후 가지는 자리여서 '뒷북' 변명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1000억 횡령' 경남銀, 실적 영향 소통 관측     

BNK금융지주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을지로 부산은행 서울금융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기업설명회(IR)을 대면 방식으로 개최한다. 개인주주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과 주요 경영현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앞서 BNK금융은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발표 IR을 통해 이미 상반기 경영실적 및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불과 한 달 여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IR은 최근 자회사인 경남은행 횡령 사고에 대한 영향 등과 관련해 그룹 측의 추가 설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재무제표가 재작성된 상태다. BNK금융이 지난 14일 최종 제출한 반기보고서상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527억원, 작년 상반기 4826억원이다. 지난달 26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밝힌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지배기업지분)은 전년 동기(5051억원)보다 약 8.9% 감소한 4602억원과 달라졌다. BNK경남은행의 순이익도 당초 같은 기간 1590억원에서 23억원(1.4%) 늘어난 1613억원이었지만, 반기보고서는 올 상반기 1538억원, 작년 상반기 1365억원으로 정정됐다.

게다가 BNK금융은 2분기 실적발표 때는 경남은행 횡령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달 2일 금융감독원 발표(발표 당시 잠정 횡령·유용 혐의금액 562억원)와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횡령 사건이 알려지게 된 상황이다. 이를 통해 경남은행은 투자금융업무를 맡았던 직원 이 씨가 약 7년 동안 은행 돈을 빼돌렸지만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지난해 금감원에 허위 보고를 한 정황까지 드러나며 거센 질타를 받았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 모두 "당기 중 당사의 직원에 의한 횡령사고가 당기 이전에 발생했음을 인지했다"며 "동 횡령사고와 관련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채권의 장부금액을 조정하고 이에 대한 법인세효과를 반영했다"고 적었다. 또한 각각 이번 상반기 횡령사고 관련 기타충당부채로 인식한 기타특별손실금은 101억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검찰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현재 경남은행 횡령 사건은 당초 알려진 것에 비해 약 2배가 많은 최대 1000억원대 횡령 의혹을 받고 있다.

BNK금융의 가장 큰 근심은 경남은행의 기관·임직원 제재가 돌림노래처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남은행은 지난 6월 말에도 불법 차명거래와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금융거래 설명 확인 의무 위반 등이 발견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가 확정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경남은행은 기관제재는 총 6건, 임직원 제재건수는 18건(대상자 기준)에 달했다.  

■ 빈 회장은 신뢰 회복 위한 비상경영 돌입 

이번 IR에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직접 참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만을 위한 IR 개최 자체가 파격인 것은 분명하다. BNK금융이 국내·외 기관투자자나 애널리스트가 아닌 개인주주만을 대상으로 IR을 여는 사례는 처음이다. 국내 금융권을 비롯해 상장기업을 통틀어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BNK금융은 지난 3월 빈대인 회장 취임 이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때부터 상장 이래 처음으로 소액주주 등 일반투자자도 참관 가능하도록 IR을 공개 형태로 개선했고, 정보공개 방식도 줌(Zoom)을 활용해 비대면 화상 미팅으로 개선했다. BNK금융지주는 소액주주 수도 많은 편이다. 작년 말 기준 12만3937명으로 소액주주 소유 주식(자기주식 보유분 제외) 비율은 69.53%에 달했다. 

빈 회장 취임 초기부터 BNK금융은 배당정책 개선과 자본정책 다변화 등 주주친화 정책을 차근차근 개선해나가고 있다. 일례로 BNK금융지주는 지난달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기존 보유 자사주를 더해 총 230억원 규모(384만6808주, 지분율 1.18%)를 모두 소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회사 IR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를 담당하는 브랜드전략부문을 신설한 것도 기업가치 저평가 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빈 회장의 책임경영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 주가는 큰 틀에서 정체된 움직임을 이어가는 중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BNK금융지주의 종가 기준 단순산술평균 1주당 가격은 1월 6941원, 2월 6854원, 3월 6388원, 4월 6666원, 5월 6718원, 6월 6880원을 기록했으며, 이날 종가는 6700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3월 기준 BNK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2배로, DGB금융지주(0.22배)와 나란히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낮다. 주가순이익비율(PER)은 2.74배 역시 동일업종(4.07배)보다 낮았다.   

자료=구글 금융

현재 빈 회장은 금융사고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조속히 회복한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강화와 "은행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혁신을 위해" 경남은행 내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는 외부 인사인 이재술 전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를, 부위원장에는 이한창 전 부산은행 준법감시인을 각각 선임했다. 지주 주도 하에 추진되는 지원조치 일환이다. 경남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보직 해임하는 등 인적쇄신에도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BNK금융 관계자는 이번 IR에 대해 "개인주주라 하시면 참석이 가능하다. 오시게 되면 저희 주주명부를 확인해 참석하시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IR은 주무부서 담당자들이 진행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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