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결론 3분기 기대"
강석훈 산은 회장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결론 3분기 기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6.20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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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EU 면담, 5월 미국 법무부 미팅 수행
취임 1주년 신속한 매각 다시 한번 강조
KDB생명 7월, HMM 연내 매각 예상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뚝심 있게 풀어갈 것"
20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20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앞으로 산은이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기업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지연과 관련해선 심사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르면 올 3분기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HMM과 KDB생명도 신속한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 무산 플랜비는 전혀 고려 안해 

강 회장은 이날 산은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6월에 와서 대우조선 정리 이후 매진한 것이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문제"라며 "이르면 3분기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심사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은 미국과 EU 경쟁당국의 심사절차가 까다롭고 기업결합 과정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빅딜 무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은 “현재 신고대상 13개국 중 10개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고 미국 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며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심사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합병 무산 가능성에 대비한 '플랜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진칼 지분을 처분하는 방향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질의에도 "지분 처분 계획을 포함해 무산을 대비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 합병에 온 힘을 쏟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이 아시아나항공의 근본적인 생존과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경쟁당국 설득을 위한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하는 한편, 정부부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조속한 심사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 지연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우려도 나왔다. 이에 강 회장은 "합병기간이 오래 계속되면 피인수기업은 경쟁력 저하가 올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항공권 가격이 특수를 누리는 상황에서 아시아나가 예상외 부분에서 이익을 내고 있는 그런 부분은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슬롯(특정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대) 축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합병을 하게 되면 슬롯 축소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 밖에 없고, 그 양이 어느 정도가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슬롯 축소가) 적게 일어날 수 있도록 그런 부분도 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1월 EU 경쟁당국에 직접 가서 합병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답하는 형식으로 의견을 충분히 교환했다"며 "지난 5월 중순 미국 법무부(DOJ) 미팅에 가서 이 딜을 왜 하고 있으며 이 딜의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은으로서는 이 딜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위, 외교부, 산업부, 국토부 등 정부부처에 지원을 요청해서 정부부처에서도 관심 갖고 도와줄 수 있도록 활동했다"고 말했다. 

■ HMM·KDB생명도 신속 매각   

이날 강석훈 산은 회장은 항공사 통합 뿐 아니라 HMM과 KDB생명 매각 등 주요 현안기업 처리에 있어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신속한 매각이라는 구조조정의 네 가지 원칙에 입각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뚝심 있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작년 기자회견 때 말씀드렸던 '신속한 매각'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구조조정 딜에서 신속한 매각 원칙은 강 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올 들어 매각작업을 공식화 한 HMM 지분매각 건의 경우 "조만간 컨설팅에 대한 최종결론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HMM 지분처리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를 끝냈으며, 이어 4월에 매각자문사를 선정해 기업실사와 잠재매수자 물색, 최적의 거래구조 설계 등 매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 중이며,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SPA(주식매매계약)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태핑을 해본 결과 HMM 인수에 관심이 있는 후보군이 없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금동원 능력 또는 경영 능력이 있는 주체가 인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마친 강석훈 회장은 일일이 기자석을 돌며 인사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다만 영구채 전환 문제가 인수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구채를 포함한 잔여지분 처분 방식 등은 모두 매각 과정에서 결정될 일이어서 아직 확고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며 "거래 당사자와의 협의를 통해서 조정될 수 있는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의 '숙원사업'으로 불리는 KDB생명 매각에 대해서는 "과거 금호그룹 부실처리 과정에서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결성한 사모펀드가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래, KDB생명은 산업은행에 있어 줄곧 '아픈 손가락'이었다"고도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매각 도전만 다섯 번째이지만, 이번엔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매각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 실제 다수 원매자들이 관심이 있어 7월 본입찰에서 결과가 조만간 가시화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KDB생명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 일환으로 지난 5월 75% 무상감자를 해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하는 한편, 산은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해 가용자본 관리도 용이해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수시로 흘러나오는 입각설, 총선 출마설에 관해선 "국회의원 출마설을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고 산은에 계속 있겠다가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 취임 1주년 가장 뜻깊은 성과는

한편 취임 1주년을 맞은 강 회장의 가장 뜻깊은 성과는 기업구조조정 부문을 빼놓을 수 없다고 평가된다.  

쌍용차의 경우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만년 부실에 허덕이다가 작년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법정관리를 끝내고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이제는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꿔달고, 신차 흥행을 발판으로 올해 흑자 전환을 이뤘다. 

무엇보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구조조정은 2000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에 지난 23년간 산업은행의해묵은 숙제였던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전격적으로 신속하게 이뤄낸 것이다. 

강 회장은 취임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신속한 매각 원칙을 세웠으며, 이후 3개월 만인 작년 9월 한화그룹의 2조원 신규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그로부터 불과 8개월 만인 지난 5월 23일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고 한화오션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았다. 

한화오션은 2조원의 자본확충을 통해 부족자금 대응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과감한 R&D(연구개발) 투자가 가능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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