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전망까지 1%대에 그쳐
"코로나 같은 초대형 충격 말곤 가장 낮아"
대한상의 "우리 법인세율 미국보다 불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인세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기업들의 안정성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1%대로 예상돼 경영 환경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세계적인 추세와는 반대로 흘러가는 국내 법인세율은 지난 5년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인상됐다.
■ 국내 기업, 4~5년간 활동성·안정성 모두 둔화
7일 한경연은 '법인세법 개정안 통과가 시급한 5가지 이유' 보고서를 내고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인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이 제시한 개정 이유는 ▲기업의 주요 재무 지표 적색경보 ▲내년도 본격적인 경제 한파 대비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 ▲법인세 감세로 투자‧고용 확대 등 경제 선순환 효과 기대 ▲중소·중견기업에 더욱 큰 감세 효과 등이다.
국내 기업들의 재무 상태는 지난 5년간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3분기 누계를 기준으로 상장사 주요 재무 지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활동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2017년 3분기 11.1회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에는 8.3회까지 내렸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10.4)보다 낮은 수준이다.
안정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유동비율 역시 하락세다. 유동비율은 유동부채에 대한 유동자산의 비율로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국내 기업들의 유동비율은 지난 2018년 3분기 133.4%까지 상승했다. 통상 200% 이상일 경우 안정적인 유동비율로 본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유동비율은 이후 4년 연속 하락하면서 올해 3분기 122.4%까지 내렸다.
■ G5·OECD 법인세율 내렸는데…거꾸로 가는 한국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1%대로 예상된 점도 법인세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하는 이유로 꼽혔다. 기업 재무 상태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낮은 성장률까지 겹치면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각각 1.8%, 1.7%로 예상했다. 수출과 소비 증가율은 각각 2.3%, 1.8%로 예상되면서 올해 4.5%, 4.7%보다 상당 부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경연은 "이는 외환 위기나 금융 위기, 코로나19 등 초대형 충격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법인세법 인하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한경연은 지난 10여년간 G5(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는 법인세율이 평균 7.2%포인트 내렸고 OECD 국가는 평균 2.2%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법인세율이 지방세를 포함해 3.3%포인트 올랐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내년도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얼어붙는 극심한 침체 국면에 진입해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며 “기업들이 당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회가 법인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대한상의 “국내 경영환경, 미국 대비 어려워”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이날 국회가 법인세법 개정안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한·미 법인세 구조변화와 기업이익 비교' 보고서를 내고 미국은 지난 2018년 트럼프 정부 당시 세율을 21%로 낮추고 과표구간을 단일화한 반면 우리는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고 과표구간을 3개에서 4개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 대비 불리한 경영 환경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 등 국제기구가 우리 법인세를 두고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IMF는 국내 과표구간 단일화 등으로 법인세 왜곡을 없애야 한다고 주문했고 OECD는 지난 2018년 진행된 법인세율 인상으로 우리 기업의 투자가 줄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우리 법인세가 미국보다 불리한 것은 기업들이 잘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는 기업들의 투자 집행·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