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10년 만에 최고치... 이자부담 전전긍긍
은행채 금리 10년 만에 최고치... 이자부담 전전긍긍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15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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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 정점은 어디인가... 불안감 계속
연준 긴축 전망 강화·채권시장 충격 이어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은행채 금리도 10년 만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의 물가 충격과 불확실성이 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 중인 가운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 국고채도 금융채도 주택담보대출도 뛰는 금리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4bp(1bp=0.01%p) 오른 연 3.548%로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2012년 3월 30일(3.55%) 이후 10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10년물 금리는 연 3.691%로 3.7bp 상승해 2014년 1월 3일(3.700%)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5년물은 2.4bp 올라 연 3.703%로 2012년 4월 5일(3.71%)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4.2bp씩 오른 연 3.588%, 연 3.429%로 각 2013년 7월 2일(3.59%), 2013년 6월 11일(3.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 국채 금리와 20년물, 30년물 금리가 역전됐고 3년물도 30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국채금리 상승에 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금리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금융채(AAA)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977%로 2012년 4월 12일(3.95%)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은 전일(3.959%) 대비 1.8bp 추가 상승했다. 전년 동월(1.887%)과 비교하면 2%p 이상 뛴 수준이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로 활용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 범위는 연 4.33~6.88%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대비 나흘 만에 금리 상하단이 각 0.07%p, 0.05%p 올랐다. 

상단 기준으로 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7%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평이다. 오는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대폭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PI 충격에 1%p 인상론까지 나왔다"며 "이번 FOMC는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p 인상) 전망이 강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3월 8.5%에서 4월 8.3%로 주춤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대한 기대가 일각에서는 나왔지만 이번 발표로 불식됐고 당장 곧 진행될 FOMC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남은 FOMC에서 각각 6월50bp, 7월 75bp, 9월 50bp, 11월 50bp, 12월 25bp 인상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3.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연준 긴축 전망 강화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4번의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미국 정책금리 인상시 국내 가계·기업대출도 올라

한편 미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이뤄질 경우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궁극적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충격이 국고채 금리를 상승시키고, 여타 시중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며 국내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시킨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13일 발간한 '미 연준 통화정책 평가 및 국내 금리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경로 및 파급효과에 대해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최근 국내 국고채 금리가 미국 금리에 동조화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책금리가 100bp 인상되면 국내 국고채 금리의 최대 충격반응은 만기별로 1년물(+14bp), 3년물(+30bp), 5년물(+37bp), 10년물(+37bp)로 추정됐다.

금융채 5년물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도 유의미한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작년 말 기준 58%)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주로 금융채 5년물 및 코픽스 금리에 연동된다. 

연준의 금리인상 충격 발생 시 가계대출 금리는 약 35bp 내외, 기업대출 금리는 약 20bp 내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15일(내일)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가 되는 코픽스 5월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
미 연준 통화정책 평가 및 국내 금리에 대한 영향. (자료=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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