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흐름 '탈종교화'... '종교 없을수록 더 잘 살아' 연구결과도
세계적 흐름 '탈종교화'... '종교 없을수록 더 잘 살아' 연구결과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9.1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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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린 8일 오전 인천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성 소수자 단체 회원과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시민이 플래카드를 들고 맞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지난 8일 열린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 등장한 폭력 사태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기독교단체 등 천여 명이 반대 집회를 하면서 물리적인 마찰을 빚어서다. SNS에는 당시 피해 상황을 알리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대 집회를 하는 종교인들 손에는 ‘사랑하니까 반대합니다’ ‘안아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등의 피켓도 들려 있었다. 사랑을 주장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모순은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혹시 아는가. 세계적으로 탈종교화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인천퀴어문화축제 폭력은 탈종교화 가속페달 밟은 꼴이다.

<종교 없는 삶> 필 주커먼 지음 | 박윤정 옮김 | 판미동

탈종교화 현상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종교 없는 삶>(판미동.2018)도 탈종교화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종교와 정치적 보수주의의 결탁, 종교지도자들의 부정부패,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동성애로 대표되는 사적 자유에 대한 이해 증진, 인터넷과 SNS의 발달 등을 꼽았다.

책에 따르면 종교적 바탕이 강한 미국의 경우도 지난 25년간 무종교인이 두 배로 늘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무종교인이 전체 인구의 56.1%를 차지했다. 무종교인이 과반을 넘은 것은 1985년 첫 조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저자는 종교인과 무종교인이 각각 사회의 선과 안녕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모든 변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려는 한 사례를 소개하며 ‘종교가 없으면 기준 없이 무절제하게 살기 쉽고, 이웃을 돌아보지 않고 이기적일 것’ 등의 생각은 편견이라 말한다. 학자 그레고리 S. 폴은 ‘성공사회척도’를 만들어 삶의 만족도와 투옥률, 출생률, 알코올 소비율, 일인당 소득, 불평등, 고용률 같은 요소를 측정해서 이 결과를 종교성 내지 무종교성과 연관 짓는 연구를 했다. 그 결과는 흥미로웠다.

종교적인 사회가 자살률이 현저히 낮다는 항목만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척도에서는 덜 종교적인 나라들이 더 종교적인 나라들에 비해 훨씬 잘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종교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더 잘 산다는 내용이다. 종교 없는 사회가 쉽게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통념과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또한, 종교인들이 종교적 가르침을 준거로 삼아 자신의 신념과 가치체계를 확인하는 것처럼 무종교인들도 공감과 배려를 개인적 도덕성과 수많은 이들의 삶과 증언들을 통해 확립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종교 없이 살아가도 괜찮은지, 종교 없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등 탈종교화 현상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만,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남긴다. 선을 행하고 타인을 사랑으로 올바르게 대한다는 기본 교리를 가진 종교인에게 세워지는 도덕적 잣대는 일반적으로 좀 더 엄격하다. 실천 없는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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