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연수 “여행을 통해 비정함을 익혔다”
소설가 김연수 “여행을 통해 비정함을 익혔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8.09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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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마도> 김연수 지음 | 엄유정 그림 | 컬처그라퍼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여행을 통해 비정함을 익혔다” 김연수 소설가가 여행 산문집<언젠가, 아마도>(컬처그라퍼.2018)에 쓴 문장이다. 그는 여행과 비정함을 한 문장에 넣었다.

그는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과 ‘눈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그토록 찬탄하던 여행지와 작별하는 법’, 그 비정함을 여행에서 배웠다고 설명했다. 삶의 원리도 그와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비정함이란 이별에 따르는 감정이다. 삶이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맥락에서 그의 말은 옳다.

무조건 “떠나라!” 외치며 말초적 자극을 유발하는 여행서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여행의 희열과 판타지보다 여행 중 맞닥뜨리는 내 안의 감정을 찬찬히 살피는 여정이 녹아있다.

또 그는 단독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여행자다. “혼자서 여행하는 묘미는 바로 거기, 고단함에 있다”며 여행의 짜릿함보다 외롭고 외로운 고독의 연속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여행의 민낯을 “인파로 북적이는 관광지는 휴일의 놀이공원과 다를 바 없으며, 홀로 떠난 여행지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호텔 방은 이 세상에 오직 혼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재확인하는 장소다”라 썼다. 그렇지만 그 외로움을 통과하며 숨은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잊지 못할 만남은 결국 자신이 서 있는 곳의 소중함으로 이어진다. 이란의 고도(古都) 이스파한 모스크에서 만난 히잡을 두른 이란 소녀 3명을 만났을 때다. 그들은 영어로 된 초급 한국어책을 꺼내 보였다. 한국 사람을 처음 만나며 한국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순수한 아이들이었다.

이제 그는 모스크를 생각하면 한국 사람을 처음 만나며 한국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 말한 소녀들이 떠오른다. 소녀들의 소원은 지구 저편, 그가 사는 동네를 아름다움으로 물들였다.

책은 2013년부터 2017년 9월호까지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에 연재했던 칼럼에 글을 보태 펴냈다. 몽골, 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태국, 일본, 이란, 중국 등 세계 각지와 순천, 부산, 대구 등 국내 도시의 여행기가 담겼다. 여행이라는 과정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만나고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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