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위해선 '인터프리터'가 필수
혁신을 위해선 '인터프리터'가 필수
  • 김현태기자
  • 승인 2010.11.25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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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중심으로 혁신 이룬 기업의 노하우

“시장조사요? 글쎄요? 우리는 제품 개발을 위해 고객들의 요구나 시장의 니즈를 살피지 않습니다. 고객들에게 제안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뿐이지요.” -‘아르테미테’사의 에르네스토 지스몬디 회장

[북데일리] 신제품을 출시할 때 시장조사는 두 말 할 필요 없는 기본적 절차다. 그러나 에르네스토 회장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디자이노베이션>(한스미디어. 2010)은 이 한마디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아르테미데’는 조명 디자인의 한 획을 그은 ‘티지오’로 유명한 조명회사다. 1998년엔 ‘메타모르포시’라는 새 제품을 내놓았다. 이 조명은 사용자의 기분과 니즈에 따라 조절되며 여려 조명 색으로 다양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게 한다. 환경 조명 혹은 인간중심 조명이다. 기존 제품과 완전히 다른 제품인 셈이다.

자, 그렇다면 아르테미데 같은 회사는 어떻게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런 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디자인 혁신 전략의 비밀을 파헤친다.

저자는 수십 년 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수집한 이탈리아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디자인 중심 혁신'이라는 방법을 제안한다. 디자인이 강조되는 시대인 만큼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를 잘 뽑아야 하나? 저자는 답을 다음과 같이 내린다.

“디자인 중심의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 대신, 제품을 이해하고 가치를 부여해주는 '인터프리터'(가치 창조자)가 필요하다.”

그동안 기업은 사용자 중심으로 디자인을 꾀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디자인 중심의 혁신은 기업과 사용자 사이에 인터프리터 하나를 더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인터프리터가 누구인가. 이들 분야는 다양하다. 이를테면 문화 쪽이라면 언론매체부터 사회학자, 문화인류학자, 마케터 그리고 문화단체나 예술가, 연구 및 교육기관 등이다.

이 책은 이들 인터프리터를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집’-‘해석’-‘공개’라는 세 가지 행동원칙을 제시한다.

먼저 주요 인터프리터를 찾아내 새로운 가치를 설계하는 ‘수집’ 단계다. 개별 인터프리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여 신제품을 개발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더 독특한 집단(인터프리터)과 독점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번째 단계는 ‘해석’ 단계다. 급진적이며 새로운 의미를 제안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비젼을 생성하기 위한 주체적인 해석 능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해석이나 지식 통합을 통해 지식을 주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해석 단계는 고유하고 독특한 인터프리터만의 제안을 개발하고 상품으로 발전시키는 내부 ‘연출’ 과정이다.

마지막은 고객의 감성을 뒤흔들 수 있는 매력적인 힘을 불어넣는 ‘공개’ 과정이다. 기업이 스스로의 비젼을 다시 인터프리터들에게 확산시키는 과정이다. 의미 창출을 통한 급진적 혁신은 시장의 혼란을 야기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중들을 놀라게 하여 흥미를 유발시키는 공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렇게 하면 인터프리터들은 당신의 새 제안을 평가하거나 실행대안을 제시해주거나, 더 나은 또한 더 새로운 방향을 제안해줄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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