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한 모퉁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인생의 한 모퉁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 문희 시민기자
  • 승인 2010.10.29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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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의 첫 장편소설.

[북데일리] “온 식구들이 병원복을 입고 가족사진을 찍는 게 어디 쉬운 일이에요.”
처음으로 떠난 가족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 사고가 난다. 하지만 9명 모두 운 좋게 살아나고 이를 취재하러 온 기자의 이 한마디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족사진을 찍는다. ‘나’는 가족들의 이야기와 그들과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해 간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구경꾼들>(문학동네)은 구석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로 찾아간다.

저자는 존 버거의 말을 빌려 “일어나는 일마다 이름을 붙여 부를 수 있다면 이야기를 한다는 일은 불필요한 행위가 될 것”이라 말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일어나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 관찰하고 어리둥절해함으로 삶을 이야기 한다. 이로서 그도 이 책의 ‘나’처럼 구경꾼이 되어 미처 가보지 못하고 갈 수 없는 곳의 이야기를 희미하게나마 알게 된다.

우리가 바라보고 경험하는 일들은 인생의 한 모퉁이에서 볼 수 있는 일 정도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이야기들은 어떨까? 저자는 그 떠도는 이야기들을 붙잡아 글로 풀어썼다. 한 모퉁이에만 머물러 있는 우리의 시야 앞에 많은 이야기들을 펼쳐진다.

결국 병실에 누워 부러진 갈비뼈가 붙길 기다리는 주인공처럼 우리들의 이야기도 서로 이어져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저자가 도로 위에 있는 썩은 사과와 편의점에 앉아 초콜릿을 먹는 여자의 사연을 찾아주었듯이, 우리도 이 세상에 있는 이야기를 기억하게 된다.

“잊지 마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기억하는 거예요.”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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