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읽기, 이것이 ‘교실혁명’ 이다
글쓰기와 읽기, 이것이 ‘교실혁명’ 이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11.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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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논술이다. 수능은 끝났지만 학생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기엔 이르다. 논술과 면접 실기 등 남은 고비들이 첩첩산중이다.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논술의 기초는 `글쓰기` 지만, 글쓰기의 이전은 바로 ‘읽기’다.

독일의 초등학교 교사 페에 치쉬가 <교실혁명>(리좀. 2005)에서 부르짖는 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교수법은 가히 ‘특종’감이다.

“아이들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아이들은 우리가 익숙해 있는 점수를 거부한다. 아이들을 측정할 수는 없다. 모든 비교는 무의미하다.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을 비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아이들을 뭔가 투입하며 예상된 뭔가를 만들어내는 기계로 만들려고 한다. 이러한 교육은 아이들을 그저 녹초로 만들 뿐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다른 학교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능력과 가능성을 보석으로 인지하는 학교 말이다. 바로 이런 학교가 내가 원하는 학교다”(서문 중)

우리가 바라던 ‘교실 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책을 읽다 보면 결코 ‘말’만 번지르르한 구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읽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교실로 가보자.

저자는 아침마다 수업시간 전에 하나의 문장을 칠판위에 써놓는다. 이 문장을 통해 아이들이 읽기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문장은 간단하다.

“멜라니의 머리를 묶어 놓은 빨간 머리띠는 정말 예뻐요.”

이 문장을 통해 아이들은 대화를 발전시킨다. 모두들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자힌은 정말 공을 잘 찬다. 자힌은 벌써 한골을 넣었다”

환한 얼굴로 자힌이 교실안으로 들어오자 아이들은 칠판을 보라고 소리를 지른다. 자힌은 읽는다. 이미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아이라 읽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리고 자힌은 아이들에게 축구와 관련된 일을 얘기 해준다.

“위미트도 훈련에 참가 한다”

위미트는 아직 잘 읽지 못하고 읽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다. 그래서 그냥 칠판을 지나친다.

책에 따르면 이런 아이들은 칠판 앞에 서있는 아이들을 무시한다. 그리고 칠판에 무엇이 씌어 있는지 읽으려 하지 않는다. 스스로 읽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요일이 되서 자힌과 위미트가 밀버츠호벤의 축구복을 입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축구복을 보여준다. 저자는 두 아이가 축구복을 입은 멋진 사진을 찍어준다. 축구팀과 관련한 몇 개의 문장들이 다음 몇 주 동안에도 계속해서 칠판에 등장한다. 글씨를 잘 못 읽던 위미트가 칠판에 있는 글을 통해 읽기에는 보답이 따른다는 것을 납득 할 때까지 축구와 관련된 문장은 계속 이어진다.

‘읽기’ 교육에 대한 동기유발 교육법이 한눈에 들어 올만큼 특별하다.

‘독서교육’은 한 달에 한번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시립 도서관에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도서관 관계자들은 처음에 이 많은 아이들을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 사실이나 곧 기뻐하며 아이들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책 속에 몰입했고 그 공간안에서 아무도 서로를 방해하지 않았다.

교실혁명은 사고의 반전을 필요로 한다. 기존 교육방식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책에 실린 `혁명과정`들은 바로 그 대안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완곡한 충고도 덧붙였다.

“자기 자신의 삶을 살 준비를 하세요. 사람들과 세상에 관심을 자기세요. 악기를 하나 정도 배우세요. 그리고 밴드나 오케스트라를 형성해 그 속에서 연주를 하세요. 연극을 보러 다니세요. 요리도 배우세요. 마술이나 곡예를 배우세요. 춤도 추고 연극공연에도 참여해보세요. 신문과 책을 읽으세요.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세요. 자신의 취향을 쫓아가세요. 그리고 동시에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걸 잊지 마세요. 여행도 즐기세요. 친구를 만드세요. 그들을 파티에 초대해보세요. 개인적으로 제공할 것이 많으면 그만큼 더 많이 해낼 수 있을 거예요. 미래의 직업에 대해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세요”(본문 중)

(사진 = 영화 `마지막 수업` 스틸컷)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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