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365권-10]마케팅 알고 싶어? '뇌'에게 물어봐
[1년365권-10]마케팅 알고 싶어? '뇌'에게 물어봐
  • 김지우
  • 승인 2009.01.14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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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욕망의 비밀...' 소비행태 알려줘

[북데일리] '뇌 속에 소비의 비밀이 있다.' 이 말이 이 책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흐름출판. 2008)의 결론이다.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이 말을 실감하기 바란다. 

우리는 소비를 감정, 욕구, 행동으로 한다. 그 감정, 욕구, 행동은 의식적이다. 나름대로 판단에 의해 합리적인 소비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복잡한 소비 메커니즘이 있다.

이 책은 그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른바 뇌과학이 경제학과 접목된 ‘신경마케팅’이다. 한마디로 우리도 모르는 '뇌'가 마케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물건을 구매했던 행위가 실은 뇌 속에서 벌어진 다양한 무의식들이 충돌하며 나타난 결과이다.'

이 책을 읽기 위해 알아야 할 용어를 정리해보자. 먼저 빅3.

신경마케팅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수많은 무의식의 충돌(감정과 욕구)을 '지배, 자극, 균형'이란 세 가지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지배-남보다 우월하려는 속성, 자극-새로운 것이나 짜릿한 것을 원하는 속성, 균형-리스크나 변화를 피하려는 속성이다.

저자는 이를 <빅3>라고 부른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바로 빅3 시스템이 작동한다. 즉 우리는 그냥 물건을 사지만, 뇌 속에선 마치 전자나 원자처럼 마구 부딪히며 싸움을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소비판단엔 '가치'도 개입된다. 책에 따르면 '모험/스릴', '환상/향유', '규율/통제'라는 세 가지 가치다. 빅3의 하위 '모듈'이다.

쉽게 예를 들면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얻기 위해 돈을 마구 뿌리는 모험가가 있고, 즐기기 위해 돈을 쓰는 향유가가 있다. 또한 있는 한도에서 돈을 쓰는 보수적 소비자가 있다.

상품도 마찬가지다. 스노보드는 모험적 가치를 지닌 상품이고, TV는 유희를 위한 상품이다. 청소기는 규율적 가치에 해당되는 상품이다. 이 정도면 이 책이 말하는 핵심 컨셉을 이해했다. 소비는 6개의 속성과 가치가 뇌 속에서 충돌 혹은 융합되는 복잡한 과정이다.

자. 이제부터 재미있는 해석이 일어난다. 여성들이 고가의 향수를 거침없이 사는 이유는 자극과 환상 때문이다. 남자가 멋진 자동차에 맥을 못 추는 것은 지배와 모험적 속성 때문이다. 그러니 어떡할 것인가. 마케팅 담당자는 이 시스템을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책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다이어트와 웰빙은 마케팅 타깃이 다르다. 다이어트는 모험과 환상의 소비행태다. 그러나 웰빙은 모험이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다이어트엔 고가의 공격적 마케팅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지름신, 즉 충동구매는 자극과 스릴 쪽에 해당된다. 돼지 갈비 집인 줄 알았는데, 소갈비만 팔는 음식점에 가서 비싸게 먹었다. 그리고 나올 땐 돈이 아까워 영 찝찝하다. 바로 균형과 규율적 가치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마케팅은 고객을 위의 유형 별로 정해서 공략해야 한다. 책에는 모험가, 향락주의자, 전통주의자라는 타입으로 특징을 잘 서술해 놓았다.

전세계 교도소 수감자의 95%가 남성이며, 노벨상 수상자의 95%가 남성인 이유를 알게 된다. 왜 유명한 요리사는 다 남성인지도 알게 된다.

이어 다음과 같은 마케팅의 대 오류를 이해하게 된다.

[가족 용품을 판매하는 셀프서비스 백화점인 '레알'은 참담한 실패를 했다. 광고 때문이었다. 이 기업은 도발적인 광고를 펼쳤는데, 문제는 광고를 보고 멋지다고 생각한 여성중 모험가 유형은 고작 1%에 불과하다.]

책은 "이 신경마케팅의 중요성은 오랜 시간 끝에 세워진 마케팅 신화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전한다. 예컨대 이렇다.

1. 고객은 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천만에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70~80%는 무의식적으로 내려진다.
2. 고객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한다. 천만에 모든 구매결정에 감정이(뇌) 개입한다.
3. 고객은 다양한 요구를 갖고 있으며, 예측이 불가능하다. 무슨 말씀? 겉보기에 예측 불가능해 보이는 고객의 행동 뒤에 숨겨진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알고 예측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뇌 속에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하는 마케팅 비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김지우기자 dobe0001@naver.com]

*이 책은 3시간30분 정도 걸려 읽었다. 쓰는 건 정확히 61분. 개념을 파악하는 일이 좀 까다롭다. 흥미로운 정보가 적지 않다. 예컨대 포르쉐는 80명이 넘는 사운드 디자이너와 음향 전문가들이 좋은 음향을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이야기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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