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가 꿈꾸는 국경 너머...“삶은 여행”
김연수가 꿈꾸는 국경 너머...“삶은 여행”
  • 북데일리
  • 승인 2008.06.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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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계획하지 않았던 일상을 만들기도 한다. 그것은 때로는 불쾌감이나 당혹감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묘한 설렘과 기대감을 불러오기도 한다.

여행,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뜻을 담고 있는 의미심장한 단어로 들린다. 소설가 김연수가 쓴 산문집 <여행할 권리>(창비. 2008)를 읽는 내내 이상은의 노래 ‘삶은 여행’이 떠올랐다.

소설가가 쓴 산문은 주목 받기 마련이다. 고정 독자층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작가와의 즐거운 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연수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여행기’라 받아들일 것이다.

맞다. 이 책은 한권의 여행기다. 그러나, 보편적인 여행기와는 다르다. 지극히 김연수적인 주관적인 글이 많이 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가 떠나는 여행은 문학 여행은 잠재된 의식을 깨움과 동시에 확신을 심어주는 과정처럼 보인다. 일본 도쿄에서 죽은 이상을 찾아 떠난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1936~37년을 헤메기도 하고, 25살 청춘인 독일 청년 푸르미를 만난 그곳에서는 청춘의 김연수로 돌아간다.

김연수는 서울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되어 작가가 된 ‘아스트리드’를 만난다. 두 사람은 문학이라는 매개를 통해 한민족임을 확인한다.

책은 이렇듯, 낯선 작가들과 지명을 따라간 문학여행기를 보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의 특색 도시에 대한 정보가 인색하다는 것이다.

김연수가 그러했듯,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머나먼 여행을 계획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같은 곳에 대한 전혀 다른 시선을 경험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이런 것이 여행의 의미는 아닐까?

“혹시 한국에서 자꾸만 문학이 죽었다고 말하는 까닭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문학이란 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쓸 수 있을 때 죽어가는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하면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써야만 하는 하지 않을까?” - 본문

김연수가 쓴 글의 느낌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그 느낌이 어떨까. 갑작스레 여권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이 인다. 아니, 그곳이 아니더라도 어디론가 새로운 나를 발견할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내게도 여행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서유경 시민기자 littlegirl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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