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데일리] 올해로 여행 인생 20년을 맞은 여행 작가 이지상. 그가 길을 떠날 때면 늘 잊지 않고 챙기는 게 있다. 바로 한 권의 책.
예전에는 배낭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가져간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요즘 들어 책은 빼놓지 않는 필수품이 됐다. 여행을 할수록 사유에 대한 갈망이 커져서다.
그래서 요즘엔 꼭 인문서나 철학 책을 들고 다닌다. 어깨를 누르는 부담이 적지 않지만, “여행과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느끼려면 어쩔 수 없다”고 다독이며 짐을 싸곤 한다.
그가 처음 여행을 떠난 건 1987년의 일이다. 직장에서 얻은 휴가로 난생 처음 해외 배낭여행을 했던 것. 귀국 후 다시 본업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온 세상 끝까지 자유롭게 다니며 살고 싶은 욕망”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결국 사표를 제출했고, 전 세계를 유랑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한 권씩 책을 냈다. 이렇게 엮어 만든 기행문만 벌써 13권에 이른다.
최근엔 산문집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중앙북스. 2007)까지 출간했다. 지금까지 여행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이런 그가 추천하는 책은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이끌리오. 2007)이다. “늘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니르바나와 축복이 있는 내면의 중심으로 가라는 메시지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여행을 하던 당시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인간의 얼굴>(민음사. 1999) 역시 일독을 권했다. 여기서 인도는 그가 사람들에게 한 번쯤 권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다른 곳과 달리, 죽음이나 신과 같은 근원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만들어서다.
현재 그는 대학원에서 사회학 공부를 하고 있다. 몇 년간의 긴 여행을 목표로 실력을 쌓는 중이다. 앞으로 더 크게 한 발 나아갈 나그네의 발걸음에 여행을 꿈꾸는 독자들의 마음은 자기 일 처럼 설렌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