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사랑을 더욱 소중히 만드는 이유
이별이 사랑을 더욱 소중히 만드는 이유
  • 북데일리
  • 승인 2005.10.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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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일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말 중 흔히 쓰이는 것이 ‘뼈아프게 후회한다’가 아닐까. 이미 흘러간 일을 돌이키기에 우리는 너무 나이를 먹었고, 모든 것이 가능했던 젊은 시절엔 모르고 지나친 일들이 수없이 많았고...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리더스북. 2005)은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인생 지침서 중 하나로 분류해 버리기엔 아까운 책이다. 시인 신현림은 “그 깨달음이 너무 절절해서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놀랍고도 빛나는 책”이라고 평했다.

저자 고든 리빙스턴은 30여년간 정신과 의사의 삶을 살아왔다. 책에 담긴 인생살이 고비에 관한 저자의 성찰은 예고없이 찾아오는 인생의 문제로 방황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위로를 전한다.

저자는 서른 네살 때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별거 중인 아내의 심리치료사를 통해 알게 됐고, 큰 아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을 겪었다. 자신의 골수를 이식해 수술을 받았던 작은 아들 마저 세상을 떠났다. 불과 13개월 차를 두고 두 아들을 잃은 그는 그러나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를 세상 어디에선가 똑같이 느끼고 아파할 다른 이들을 위해 나눠 준다.

‘이별은 사랑의 가치를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들을 잃은 슬픔 때문에 나는 삶과 죽음에 관해 많은 것들을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더없이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나 자신이 얼마나 무력하고 하찮은 존재인지, 그리고 진정한 삶이 어떤 것인지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이 죽은지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예저너 모습 그대로 가슴속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살려내지 못한 나 자신을 어느정도 용서도 했습니다. ‘늙어가는 나 자신과 화해’ 한 것입니다. 만일 사랑이 죽음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추억과 헌시을 통해서입니다. 추억과 헌신이 함께 한다면 우리의 마음이 깊숙이 파이는 일이 생긴다 해도 다시 충만해질 것이고,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서른 가지의 진실은 어찌보면 사소하지만 쉽게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오히려 한 사람의 삶을 혼란 속에 가둬버리기에 충분할 것들이다.

‘불필요한 두려움은 진정한 기쁨을 방해할 뿐이다’, ‘아쉬운 기억일수록 낭만적으로 채색되는 경향이 있다’, ‘방황하는 영혼이라고 해서 모두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등 선별된 목록들은 하나하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스스로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명제들이다.

‘진실’에 관한 저자의 생각은 가장 현실적인 충고다.

“우리는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진실과 맞서는 것은 그래서 종종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두렵다고 해서 진실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잠시 누군가의 눈을 가질수는 있겠지만, 결국 진실을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또렷하게 살아나기 때문에 진실인 것입니다.(중략) 그것이 어떤 것이든 지금 당신 앞에 놓인 진실과 마주하십시오. 그리고 기꺼이 정면승부를 펼치십시오. 당신은 더욱 강해지고 현명해 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 오랜 세월 ‘고통’을 댓가로 터득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가 ‘희망’을 담은 한 권 책으로 독자를 만난다.

[북데일리 송보경 기자]ccio@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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