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취미일 뿐 공부가 아니라고?
독서는 취미일 뿐 공부가 아니라고?
  • 북데일리
  • 승인 2007.08.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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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쿵푸의 대가 이소룡이 한 때 철학도였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공부(工夫)와 쿵푸(功夫)는 한자는 다르지만 한글, 한자 독음은 같다. 최근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의 제목은 일종의 중의법을 사용한 셈이다.

이소룡의 쿵푸법은 유연한 스타일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책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그린비. 2007)의 저자 고미숙 또한 글에 관한 한 이소룡의 수준에 와 있다. 정말 날렵하게, 맛깔스럽게, 열정적으로 글을 잘 쓴다. 스타일 뿐 아니라 내용도 물론 충실하다.

고미숙은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만든 국내 최고의 연암 전문가. ‘나비와 전사’,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등 그녀의 대표작은 고등학생이 읽기에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책은 마음 놓고 권할 수 있다. 그녀는 ‘학교 없는 사회’를 쓴 이반 일리치와 <연암일기>의 박지원, 자아 중심의 혁신적인 사상을 이미 500년 전에 주장한 중국의 철학자 이탁오 등 동서양과 근?현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목적은 공부에 관한 편견 깨기. 그녀는‘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공교육과 사교육을 동시에 조지고 있다. 몇 가지 편견을 보자.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거야”→천만의 말씀,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세뇌교육이고 이데올로기 주입일 뿐이다. 학원이나 학교나 똑 같다. 일종의 조폭 훈련임을 명심하자.

“공부에는 때가 있다”→“성인이 되고 삶을 통찰! 할 시기가 되어야 진정한 공부가 가능하다”로 바뀌어야 한다. “독서와 공부는 별개다”→“독서야말로 천하고금의 이치를 한 눈에 꿰뚫을 수 있는 최고의 병기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내세우는 진짜 공부는 어떻게 하는 걸까? 먼저 공부 방법론의 개선. 공부를 눈이 아니라 몸으로 하자는 거다. 암송과 구술로 공부를 몸에 쿵푸처럼 배게 만들어야 한다.

잘 모르는 것도 소리 내어 읽다보면 그 뜻을 익힐 수 있다. 그 다음은 공부 철학. “배워서 남 주자” 정신이다. 혼자 잘 살기 위해서 공부하지 말고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공부하자는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앎의 그물망을 만들어 세상 모든 것들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되면 배우는 자와 가르치는 자의 구분 없이 모두가 모두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사랑에는 나이도 없고 국경도 없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정한 배움은 나이도 없고 국경도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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